무죄 수배령

2024.5.5

중국 류윈잉(劉雲英)

2014년 5월, 중국 공산당은 산둥 자오위안 사건을 꾸며 내서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에 죄를 뒤집어씌우고 모함했습니다. 그리고 그 즉시 전국적으로 ‘백일작전’을 펼쳐 전국에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를 상대로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벌였고, 그 결과 많은 형제자매가 잡혀갔습니다. 9월에서 11월까지 단 두 달 만에 우리 현에서만 형제자매 30여 명이 연달아 붙잡혔습니다. 당시 저는 몇 개 교회의 사역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경찰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에 처한 형제자매의 이동과 교회 서적 운반 스케줄을 짜는 일을 했기 때문에 언제든 잡혀갈 위험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잡혔다 풀려난 한 형제가 자신이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경찰이 제 신상 정보를 언급했고, 경찰이 제 사진을 보여 주며 아는 사람인지 캐물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주요 체포 대상이니 얼른 떠나라고 했습니다. 저는 잠시 생각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많이 잡혀가서 아직 수습해야 할 일이 많아. 또 큰 붉은 용이 사람들을 잡아가고 박해하는 것 때문에 나약해진 형제자매들도 붙잡아 주고 도와줘야 하고. 아무래도 며칠 있다 가는 게 좋겠어.’ 하지만 형제의 설득은 절박했습니다. “오늘 저녁 떠나는 게 좋겠어요. 여기 있지 마세요. 길에 여기저기 감시 카메라가 있어서 경찰이 그걸로 찾아낼 수 있어요.”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공포감이 엄습하면서 패닉에 빠졌습니다. 저는 서둘러 교회 사역을 안배하고 이웃 현으로 도피했습니다.

그곳에서 나이 드신 형제님과 자매님 부부가 위험을 무릅쓰고 저를 접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외부에 있는 감시 카메라 때문에 바깥출입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야 했습니다. 자매님 아들은 학교에서 근무했습니다. 정부에서 모든 교직원과 가족들은 종교 신앙을 가질 수 없고, 이를 어기면 공직을 박탈한다는 내용의 문건을 내려보낸 터라, 자매님 아들은 자신의 앞날에 지장이 될까 봐 부모님이 하나님 믿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자매님은 아들이 집에 돌아왔다가 저를 보면 경찰에 신고할까 봐 할 수 없이 저를 다락에서 지내게 했습니다. 자매님 아들이 올 때마다 저는 무척 긴장되었습니다. 한번은 자매님 아들이 물건을 가지러 올라왔는데, 들킬까 봐 문 뒤에 숨어서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주방 연기가 연통을 따라 새어 나오는 바람에 기침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황급히 침대 옆에 납작 엎드려 이불로 머리와 입을 가렸는데 너무 답답해서 하마터면 숨 막힐 뻔했습니다. 옆집에는 자매님의 또 다른 아들이 살았는데, 그 집에서 TV 소리를 크게 하면 다 들릴 정도였습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저는 다락방에서 전등을 켤 수도 없고, 평소에 말소리도 최대한 낮추어야 했습니다. 그때가 마침 겨울이라 실내가 몹시 추웠는데도 볕을 쬐러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정말 답답했습니다. ‘이런 생활이 언제면 끝날까? 언제쯤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이고 형제자매들과 함께 밖에 나가 본분을 이행할 수 있을까?’ 그 당시 저는 하나님께 자주 기도하며 하나님 뜻을 깨닫고 이 상황을 잘 겪을 수 있게 인도하고 깨우쳐 달라고 구했습니다.

나중에는 이런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너희가 “우리의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란 말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너희 모두 이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지만 그 진정한 함의를 깨닫지는 못하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이 말의 실질적인 의미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 말은 하나님이 말세에 이루고자 하는 것이며, 큰 붉은 용이 똬리를 틀고 있는 곳에서 그것의 잔혹한 박해를 받는 사람들에게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큰 붉은 용은 하나님을 핍박하는 하나님의 원수이므로 이 땅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모욕을 당하고 핍박을 받는다. 따라서 이 말은 너희에게 이뤄지는 것이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곳에서 사역을 펼치므로 그의 모든 사역이 강력한 저지를 당하게 되며, 그의 말씀 중 많은 부분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리하여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연단을 받는데, 이 역시 ‘고난’의 한 요소이다. 하나님이 큰 붉은 용의 땅에서 사역을 펼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이 ‘어려움’을 통해 한 단계의 사역을 행함으로써 그의 지혜와 기묘한 행사를 나타낸다. 또한, 그것을 기회로 이 사람들을 온전케 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의 사역이 사람의 상상처럼 그렇게 간단한가?>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저는 공산당이 권력을 장악한 나라에서 하나님을 믿으면 필연적으로 핍박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사람의 믿음을 온전케 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이런 상황을 만나기 전에는 제가 얼마든지 고생을 감당할 수 있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쫓겨 다니느라 집에도 못 가고, 숨어 지내야 하고, 자유도 완전히 잃고, 실제로 고생해야 할 때가 되자 속에서 원망이 생기고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현실이 눈앞에 드러나자 제가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믿음도, 순종하는 마음도 전혀 없고, 분량도 아주 작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몇 개월간 공산당은 미쳐 날뛰며 가산을 몰수하고, 사람을 잡아가고, 교회 자산을 약탈했어. 그토록 많은 형제자매가 집을 떠나 도망 다니며 편안한 거처도 없이 유랑 생활을 해야 했고. 공산당이 이렇게 많은 악행을 저지르는 의도는 사람들을 잡아가고 박해해서 하나님을 멀리하고 배반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만약 내가 이런 상황에서 약해지고 위축되고 심지어 불평을 쏟아낸다면 사탄의 간계에 걸려들어 증거를 잃어버리는 거야.’ 이걸 인식하고 나니 괴롭고 고통스러운 마음도 누그러졌습니다. 그러면서 그곳에 얼마나 더 오래 머물고, 고생을 얼마나 하든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몇 개월 뒤, 저는 단속이 좀 느슨해졌다고 판단되어 다른 도시로 본분을 이행하러 갔습니다. 안전을 위해 긴 머리도 짧게 자르고, 예배드리러 갈 때는 모자와 마스크, 안경을 썼습니다. 되도록 골목으로, 혹은 뒷동산을 돌아서 다니면서 최대한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 했습니다. 조심하기만 하면 본분을 이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저녁, 리더가 급히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경찰이 자매님 신상 정보를 인터넷에 올려 수배하는 중이에요. 우리 시하고 주변 현 주민들 휴대폰에 수배령을 내보내서 신고하도록 하고 있어요. 자매님 외삼촌이 자매님한테 전도한 사실을 알아내서 자매님 외삼촌하고 숙모님은 벌써 잡혀갔어요. 안전을 생각해서 본분을 이행하러 나가면 안 돼요.” 그 뒤로 또 들려오는 소식이, 경찰이 여든 살 된 할아버지를 찾아가 제 소재를 물어보고, 외삼촌이 운영하는 치료소를 폐쇄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어머니와 여동생의 행방을 알아보고 있어서 두 사람도 집에 못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이런 소식을 듣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믿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공산당은 왜 그렇게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지? 어째서 중국에는 공평함도, 신앙의 자유도 전혀 없는 걸까?’ 원래는 나중에 몰래 집에 가 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저를 수배하고, 또 가족들을 위협하고 겁박하는 바람에 집에도 못 가고 가족들마저 연루돼 잡혀가고 말았습니다. ‘이제 수배범이 됐으니 친척들, 친구들이 날 두고 뭐라고 할까? 내가 무슨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나 않을까? 나중에 사람들 얼굴을 어떻게 볼까?’ 이런 생각에 그만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중국에서 하나님을 믿기가 너무 힘들고, 생각할수록 속상했습니다.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상황을 어떻게 겪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믿음과 힘을 주시고 당신 뜻을 깨닫도록 인도해 주십시오.” 기도를 마치고 찬양가장 의의 있는 인생>을 떠올렸습니다. 『너는 피조물이기에 마땅히 하나님을 경배해야 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추구해야 한다. 네가 사람이라면 마땅히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고 모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너는 자신이 지금 받고 있는 이 작은 고난을 마땅히 기쁘고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욥이나 베드로처럼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너희는 바른길을 추구하고, 진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큰 붉은 용 나라에서 떨쳐 일어난 너희는 하나님께 의롭다 칭함을 받은 사람이다.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인생이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실행 2> 중에서) 저는 들으면서 감동되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피조물이 하나님을 믿고 경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하나님께 인정받는 일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욥을 떠올렸습니다. ‘욥은 자녀와 재산을 잃고, 온몸에 악창이 나고, 아내로부터 비난받고, 친구들에게 오해를 받았어. 그럼에도 여전히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찬미하며 하나님을 위해 굳게 서서 증거하여 사탄에게 치욕을 안겼지.’ 그리고 베드로도 떠올렸습니다. ‘베드로는 평생 하나님을 알아 가고 사랑하는 길을 추구했어. 셀 수 없이 많은 시련과 연단을 겪고 온갖 고통을 겪다가 마지막에는 하나님을 위해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서 아름답고 힘 있게 하나님을 증거했지.’ ‘피조물로서 하나님을 위해 굳게 서서 증거하여 창조주께 인정받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지금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공산당에게 수배되어 쫓기고 있어. 설령 친척들과 친구들이 나를 오해하고 버린다고 해도 이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내가 가는 길이 바른 인생길이고, 내가 하는 일이 가장 정의로운 일이니까.’ 생각하다 보니 괴로움이 사라지고 오히려 제가 이런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2016년 1월, 하루는 자매가 카드 한 묶음을 건넸습니다. 받아서 보니 윗면에 제 사진과 이름, 주민등록번호, 호적 주소 등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인쇄되어 있고, 제가 ‘사교단체 조직 이용 법률 실시 파괴죄 혐의’를 받고 모 공안국에 의해 도주범으로 지목되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카드에는 신고 전화번호와 함께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이 지급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자매는 경찰이 저를 비롯한 교회 사역을 담당한 자매 세 명의 사진과 자료를 살인범, 강도의 자료와 같이 놓고 카드로 프린트해서 배포했다고 했습니다. 또 형제자매들이 기차역 바깥쪽 대형 스크린과 공안국 입구 게시판에서 제 수배령을 봤다고도 했습니다. 그런 소식을 듣는데 참으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정말 그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내가 대체 무슨 법과 기강에 어긋나는 일을 했다고 이렇게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날 쫓고 수배하나요?” 문득 하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불결의 땅은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더럽고 도처에 참상이 난무해 있다. 곳곳에서 유령이 횡포와 협잡을 일삼고, 사시이비한 언행과 악랄한 수법으로 이 마귀의 성을 무참히 짓밟아 시체가 즐비하고 썩은 내가 온 땅의 상공을 뒤덮게 했다. 게다가 경계가 삼엄하니 누가 바깥세상을 볼 수 있겠느냐? 마귀는 사람의 온몸을 꽁꽁 묶고 두 눈을 가렸으며, 입을 단단히 막아 버렸다. 수천 년 동안 횡행한 이 마왕이 오늘날에도 마귀의 성을 이토록 빈틈없이 감시하고 있으니, 마치 난공불락의 ‘마귀 궁전’ 같다. 그리고 이 집 지키는 개들은 하나님이 그것의 빈틈을 노려 그들을 일망타진하면 ‘안락’의 땅을 잃을까 두려워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이런 마귀의 성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님을 볼 수 있었겠느냐? 하나님의 친절함과 사랑스러움을 어디에서 누려 봤겠느냐? 인간 세상의 일을 어찌 알겠느냐? 하나님의 절박한 마음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 그러니 하나님이 지극히 은밀하게 성육신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 어두운 사회에서 마귀는 잔인무도하다. 사람을 죽여도 눈 한 번 깜빡하지 않는 마왕이 어찌 사랑스럽고 선량하며 거룩한 하나님의 존재를 용납하겠느냐? 어찌 하나님의 강림을 손뼉 치며 반기겠느냐? 그 개만도 못한 노예들! 은혜를 원수로 갚으며 오래전부터 하나님을 원수로 여겨 대했다. 하나님을 학대하고 극히 잔인하게 굴며 하나님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 횡포와 약탈을 일삼고, 악행을 저질렀으며, 양심을 내다 버리고, 무고한 인류를 유혹해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했다. 고대의 계승자니, 경애하는 지도자니 하는 것들은 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들이다! 세상을 농락해 어둠으로 밀어 넣었다! 무슨 종교 신앙의 자유니, 국민의 합법적인 권익이니 하는 것들은 전부 죄악을 덮으려는 수법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사역과 진입 8>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큰 붉은 용의 본성 본질과 정체를 폭로했습니다. 공산당은 하나님의 원수요, 하나님을 대적하고 미워하는 악마입니다. 공산당이 권력을 잡은 곳이 바로 사탄 악마의 소굴입니다. 공산당은 하나님의 존재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사람이 하나님을 믿으며 바른길을 가는 것은 더욱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독교를 ‘사교’로, 성경을 ‘사교 서적’으로 규정해 크리스천들을 마구 잡아갑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말세 사역을 막으려고 각종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허위 사건을 꾸며 내서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에 죄를 뒤집어씌우고 이미지를 더럽혔습니다.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국가의 주요 범죄자로 만들어 수배하고 추적하며, 또한 진상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미워하고, 공산당과 같이 하나님을 대적하도록 미혹하고 선동합니다. 공산당은 입만 열면 거짓말에 끝까지 나쁜 짓을 저지르는 자들입니다! 이를 알게 된 저는 큰 붉은 용을 저버리고 끝까지 하나님을 따르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습니다. 그 후 리더에게서 저와 같이 수배되어 카드에 프린트된 자매 두 명이 차례로 잡혀가 4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4개월 뒤 경찰은 제 현상금을 만 위안으로 올렸습니다. 고향에 있는 한 자매가 전해 온 소식에 따르면, 마을 지부 서기가 제가 하나님을 믿느라 가정도 가족들도 버리고 정부와 맞서고 있다고 소문을 냈다는 것입니다. 소문은 갈수록 도를 넘어서 제가 광신도가 됐다느니, 하나님만 믿는 게 아니라 마약 밀매를 한다느니 하는 식으로 와전됐습니다. 소문을 들은 주변 사람들이 모두 저를 비방하고 판단했습니다. 남동생은 제가 걱정되기도 하고 그런 유언비어를 견딜 수가 없어서 울면서 저를 찾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소식에 저는 도저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고,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흘렀습니다. 정말이지 친척들, 친구들 앞에서 저는 참하나님을 믿고 바른길을 걸을 뿐 불법 행위는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또 당장 남동생 곁으로 달려가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지 못하는 게 한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면 틀림없이 경찰에 붙잡힐 것이고, 저와 접촉했던 형제자매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입니다. 저는 초조하게 방 안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도저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동생에게 전화하기로 했습니다.

남동생 휴대폰이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건 알았지만, 그때는 오로지 연락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변장을 한 채 자전거를 타고 수십 리 밖으로 가서 전화했습니다. 그런데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단념하지 않고 또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이것을 막으시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습니다. 남동생 휴대폰이 감시당하고 있다면 둘 다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에 저는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오늘 하마터면 사탄의 간계에 넘어갈 뻔했습니다. 당신께서 제때 막지 않으셨더라면 저는 아마 위험에 맞닥뜨렸을 것입니다. 하나님, 당신께서 제 나약함을 알고 계시니 저를 인도해 주시고, 제게 믿음과 힘을 주십시오.’ 집에 돌아가 영 생활을 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이 말하는 이기는 자는 사탄의 권세 아래에서, 사탄의 포위 공격 아래에서, 그러니까 흑암 세력 속에서도 굳게 설 수 있고 원래의 믿음과 하나님에 대한 충성심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다. 네가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 앞에서 정결한 마음을 지키고 하나님에 대한 참된 사랑을 지킬 수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굳게 선 것이다. 이런 사람이 바로 하나님이 말하는 이기는 자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에 대한 충성심을 지켜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저는 하나님께서 말세에 만드시는 이기는 자들은 고통과 연단을 아무리 많이 받더라도, 사탄 세력이 어떤 식으로 공격하고 방해하더라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끝까지 하나님을 따르는 자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남들이 비방하고 헐뜯으니까 소극적이 되고 나약해졌습니다. 위신이 땅에 떨어질까 겁내고, 동생이 이해해 주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동생을 안심시키려고 형제자매들 안전도 고려하지 않았지요.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충성심이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증거를 잃어버린 게 아닐까요? 지금 큰 붉은 용이 저를 범죄자로 몰고 수배해서 다들 저를 공격하고 헐뜯도록 선동하고 가족들도 저를 오해하게 했는데, 사실 이건 제가 소극적이 되고 약해지게 해서 하나님을 배반하도록 몰아세우는 것입니다. 큰 붉은 용의 간계가 성공하게 둘 순 없었습니다. 이를 깨달은 저는 다짐했습니다. ‘사탄의 공격에도 굳게 서서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리고 큰 붉은 용에게 치욕을 안기고 말겠어!’

수배 기간 동안 통증 역시 저를 괴롭히는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열다섯 살 때 왼쪽 폐를 절제했고, 오른쪽 폐도 썩 좋지 않습니다. 의사는 신선한 공기를 많이 마시고 적당히 운동해서 폐활량을 늘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배된 이후로 장기간 실내에서만 지내느라 바깥 공기도 쐴 수 없고 발코니에서 운동할 기회도 없었습니다. 가끔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려고 창문을 열 때도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이웃에게 발각되기라도 하면 저만 위험해지는 것이 아니라 저를 접대해 주신 형제님과 자매님도 연루되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이런 환경에 있다 보니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졌습니다. 실내는 환기되지 않아서 숨쉬기가 점점 불편하고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나중에는 폐 부위가 아프기 시작하고 자꾸 기침이 났습니다. 무릎 꿇고 기도할 때 입에서 물이 흘러나오려는 느낌이 났고, 옆으로 돌아누워 잘 때도 폐에 물이 찬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상태가 더 심각해졌을 때 각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형제님과 자매님은 병원에 입원하라고 권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주민등록번호로 접수해야 하는데, 당시 수배된 상태여서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만 잡혀가는 게 아니라 저를 돌봐 주신 형제님과 자매님도 연루되기 때문에 병원에 갈 엄두도 못 냈습니다. 어떤 형제자매가 한약을 보내 주었지만 크게 차도가 없었습니다. 각혈도 계속되고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살이 점점 빠지고 기운이 없었습니다. 저는 겁이 났습니다. ‘이대로 질질 끌다가 더 심해지면 숨을 못 쉬어서 질식해 죽지나 않을까? 그러면 구원받을 희망과 아름다운 종착지도 없어지는 거잖아. 하나님을 믿으며 지금까지 버리고, 헌신하고, 애쓰고, 노력한 게 다 물거품이 된단 말인가?’ 정말 죽고 싶지 않았습니다. 병세가 나날이 심해지고 각혈이 계속되자 어느 날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 괴로웠습니다.

그 후, 저는 제 내적 상태에 맞는 하나님의 말씀을 찾아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욥은 하나님과 거래를 하지 않았고, 하나님께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았으며, 뭔가를 얻어 내려고 하지도 않았다. 욥이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했던 이유는 만물을 주재하는 하나님의 큰 능력과 권병 때문이지, 그 자신의 복이나 화 때문이 아니었다. 욥은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든 화를 입든 하나님의 큰 능력과 권병은 변함이 없으므로 어떤 상황에서든 하나님의 이름은 찬송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는 것은 하나님의 주재로 말미암은 것이고, 사람이 화를 입는 것 역시 하나님의 주재로 인한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큰 능력과 권병으로 사람의 모든 것을 주재하고 안배한다. 사람에게 수시로 임하는 화복은 모두 하나님의 큰 능력과 권병의 발현이며, 어떤 관점에서 보든 하나님의 이름은 찬송받아야 마땅하다. 이것이 욥이 일생을 통해 체험하고 깨달은 것이었다. 욥의 이러한 모든 생각과 행실은 하나님의 귀에 들어갔고, 하나님 앞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그의 생각과 행실을 중히 여겼으며, 그의 그러한 인식과 마음을 귀하게 여겼다. 그 마음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언제 어디서나 그에게 임하는 모든 것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욥은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요구하는 바가 없었다. 그저 스스로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모든 안배를 기다리고, 받아들이고, 직면하고, 순종할 것을 요구할 뿐이었다. 이것이 바로 욥이 생각하는 자신의 책임이었고, 또한 하나님이 원하는 바였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하나님의 사역과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 자신 2>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보고 나니 하나님 뜻을 조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병세가 심해진 것은 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이고, 하나님께서 제게 진실한 믿음과 순종이 있는지를 검증하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질병의 고통 앞에서 저는 오로지 제 목숨과 결말, 종착지만 생각했습니다. 이대로 죽으면 구원받지 못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저는 복받으려고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과 거래를 했을 뿐, 피조물이 갖춰야 할 양심과 이성은 전혀 없고, 하나님께 조금도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막대한 재산을 주시든, 아니면 사탄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 가도록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든 하나님의 이름을 칭송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상을 주시든 거두어 가시든 하나님은 공의로우심을 믿었습니다. 하나님을 믿을 때 욥은 개인적인 속셈과 불순물을 가지지 않았고, 자신의 이해득실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하시든 욥은 항상 피조물의 위치에서 순수하게 하나님께 순종했습니다. 욥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을 자기 생명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욥의 인성, 양심과 이성을 생각하니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사실, 제가 지금껏 하나님을 믿는 동안 하나님과 거래를 했고, 그토록 많은 패역과 패괴를 드러냈던 것을 보면, 정말 병으로 죽는다 해도 그 역시 하나님의 공의입니다. 그 점을 깨닫고 나니 병과 죽음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병세가 어떻게 되든 자신을 하나님 손에 맡기고, 하나님의 배치와 안배에 순종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16년 11월 어느 날 아침, 자리에서 막 일어나려 할 때 폐가 몹시 아팠습니다. 10분 이상 안간힘을 써서 겨우 몸을 일으켜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았습니다. 그때 창을 뚫고 들어오는 바람이 무척 차가웠습니다. 저는 커다란 절망감을 느꼈고,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조금 있으니까 숨이 가쁘고, 심장이 점점 빨리 뛰었습니다. 온몸이 뻣뻣해지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도 힘겨웠습니다.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질식할 것만 같아서 이번에는 정말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곁에 있던 자매가 제 모습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몰라 진료소를 하는 한 자매를 데려왔습니다. 그 자매가 얼른 제게 수액을 주입하려고 했는데, 주삿바늘을 꽂아도 수액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제 혈액은 정지된 상태나 다름없었습니다. 자매는 어쩔 수 없이 방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약하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안 되겠어요.” 한 자매가 옆으로 돌아서서 조용히 눈물을 훔쳤습니다. 이제 곧 죽는다는 걸 알고서 속으로 조금 겁이 났습니다. 죽으면 하나님나라가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없으니까요. 이때 욥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욥 1:21) 그리고 전에 읽었던 하나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고난이 닥쳤을 때 육을 돌보지 않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아야 하고, 하나님이 너에게 모습을 감추었을 때 하나님을 따를 믿음을 갖고 예전의 사랑도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님이 어떻게 하든 하나님의 지배에 따르고, 차라리 자기 육체를 저주할지언정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며, 시련이 닥쳤을 때 고통을 참으며 사랑하는 것을 버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통곡할지언정 하나님을 만족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사랑과 믿음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온전케 될 사람은 모두 연단을 겪어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커다란 격려가 됐습니다. ‘전에는 죽음이 두려워 하나님께 전혀 순종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하나님을 거역할 수는 없어. 지금 진짜로 죽는다 해도 원망하지 않아. 나는 피조물이니까 하나님께 순종해야 해. 더군다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하나님의 말세 복음을 받아들였고, 역대 성도들도 듣지 못했던 진리를 들었어. 이것만 해도 하나님의 은총이고, 난 덕을 본 거야. 죽더라도 하나님께 감사해야 해!’ 저는 힘겹게 두 마디를 내뱉었습니다. “종이, 펜.” 자매들이 얼른 종이와 펜을 가져왔습니다. 저는 자매에게 기대어 혼신의 힘을 다해 써 내려갔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히 공의로우십니다! 영원히 칭송하고 찬미할 가치가 있으십니다!” 손에서 펜을 놓는 순간 시야가 점점 흐려졌습니다.

자매들이 울먹이며 제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의지하여 끝까지 버티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을 마주한 저는 정말 당장에라도 무너질 것 같았고, 살아남기는 다 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제 심장이 조금씩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고, 주변 소리가 점점 작아졌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속에서 하나님의 말씀 한 구절이 또렷하게 저를 인도했습니다. 『사람의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일에서 사람의 믿음이 필요하고, 네가 관념을 내려놓지 못할 때 너의 믿음이 필요하며, 네가 하나님의 사역에 대해 모를 때 너의 믿음이 필요하다. 너는 이러한 주관을 갖고 굳게 서야 한다. 욥이 이 수준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나타나 말씀했다. 다시 말해, 네가 믿음 안에 있어야만 하나님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네게 믿음이 있으면 하나님이 너를 온전케 하지만, 네게 믿음이 없으면 하나님도 너를 온전케 할 수 없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온전케 될 사람은 모두 연단을 겪어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의 깨우침은 제게 커다란 위로와 격려가 됐습니다. 제 생명은 하나님에게서 왔습니다. 제가 지금 죽고 사는 것은 더더욱 하나님 손에 달렸습니다. 만약 하나님의 허락이 없으면 사악한 사탄 세력이든 질병이든 제 생명을 앗아 가지 못합니다. 마지막 숨이 붙어 있는 한 저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실망을 안겨 드려서는 안 됩니다. 저는 속으로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오늘 비록 죽음에 임했지만 저는 이미 당신이 계속 제 곁에서 지켜 주고 계심을 깊이 느꼈습니다. 하나님, 저 자신을 온전히 당신께 맡기니 제가 죽고 사는 것은 모두 당신께 달렸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하시든 모두 공의롭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번 생에 당신 앞에 나와 당신을 알 수 있어서 죽어도 원망스럽지 않고 여한이 없습니다. 만약 오늘 죽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다면 남은 세월 착실하게 진리를 추구하고 본분을 잘 이행해서 당신의 크신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 그때 한 자매가 곁에서 찬양 <티 없이 순수한 사랑>을 틀어 주셨습니다. 찬양 중에 이런 가사가 있었습니다. 『‘사랑’이란 티 없이 순수한 감정이다. 마음으로 사랑하고 느끼고 헤아리는 것이다. ‘사랑’에는 조건도 간격도 거리도 없다. ‘사랑’에는 의심도 추측도 없고 기만도 간교도 없다. ‘사랑’에는 거래도 어떠한 불순물도 없다. 너에게 사랑이 있다면 기꺼이 바치고, 고난을 감내할 것이다. 또한 나와 마음을 합할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다> 중에서) 가사를 듣는데 너무나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하나님을 믿었어도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은 한 마디도 실행하지 못했고, 하나님에 대한 진실한 사랑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이제는 살든 죽든 하나님께 순종하기만을 원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있던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어느새 제 숨결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호흡도 점점 안정되고, 마음도 많이 차분해졌습니다. 제가 되살아나는 것을 본 자매들은 감격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저는 정말로 하나님의 기묘한 행사를 목격했습니다. 비록 호흡은 돌아왔지만 몸이 이미 심하게 탈진한 상태라 자매들은 그래도 병원에 입원하는 게 좋겠다고들 했습니다. 한 자매가 자기 신분증을 빌려주었습니다. 자매가 연루될까 봐 주저하니까 그 자매는 제 손을 꼭 잡고 얘기했습니다. “우리 같이 하나님께 기도해요. 우선 병원에 가는 게 급선무예요. 하나님께 기도하며 버텨야 해요. 그러면 아무 일 없을 거예요.” 저는 감동해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습니다. 말할 힘도 없어서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이게 다 하나님의 사랑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신분증을 보고 조금 의심하긴 했지만, 진짜 신분을 자세히 캐묻지는 않았고, 치료 과정도 순조로웠습니다. 병세가 점점 호전되더니 일주일이 조금 지나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퇴원 후, 숨어 지내는 생활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주변에서 형제자매들이 계속 잡혀갔기 때문에 급하게 거처를 옮기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게 저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집을 옮길 때 감시 카메라를 피하고자 마스크를 써야 했는데, 그러면 숨쉬기가 곤란했습니다. 한번은 마스크를 쓴 채 급히 걷다 보니 숨이 찬 상태에서 겨우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안은 사람이 많고 답답했습니다. 숨이 막혀서 거칠게 숨을 헉헉대니 가슴이 아프고 무의식적으로 눈이 커다래졌습니다. 얼른 내리지 않으면 차 안에서 그대로 죽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계속 하나님께 기도하며 부르짖었는데, 조금 지나자 호흡이 진정됐습니다. 이사 횟수가 많아지니까 저는 조금 나약해졌습니다. 몸이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괴로워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 후, 하나님의 말씀 한 구절을 보았습니다. 『이 단계 사역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크나큰 믿음과 사랑이다. 이 단계 사역은 이전의 그 어떤 단계의 사역과도 다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실족할 것이다. 하나님이 온전케 하시는 것은 바로 사람의 믿음인데,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다. 하나님이 온전케 하시는 것은 바로 말씀이 믿음, 사랑, 생명이 되게 하는 것이다. 갖은 연단을 통해 욥보다 더 큰 믿음을 갖추려면 사람은 커다란 고통과 온갖 시달림을 겪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죽기까지 하나님께 순종하고 하나님에 대해 지극히 큰 믿음이 생기게 될 때 하나님의 이 단계 사역이 끝났다고 할 수 있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길 … 8> 중에서)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따르는 길은 원래 순탄치 않습니다. 공산당은 크리스천에 대한 박해를 지금껏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다 보면 언제든 잡혀가고 심하게 다치거나 심지어 죽을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상황을 빌어 사람의 믿음을 온전케 하십니다. 오늘 이런 핍박과 환난을 겪는 것도 제가 하나님을 믿고 따르면서 겪어야 하는 고통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또다시 믿음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을 믿어 온 시간들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공산당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한발 한발 저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갔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줄곧 저를 이끌고 깨우쳐 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공산당의 악마 본질에 대한 분별, 하나님 믿으면서 복받기만 추구한 제 패괴와 불순물에 대한 인식도 생겨 하나님 앞에서 약간의 이성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기묘하신 행사도 목격했습니다.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 하나님의 인도로 저는 완강하게 버텨 살아남을 수 있었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더욱 커졌습니다. 이 모든 수확이 편안한 환경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공산당이 아무리 핍박하더라도, 아무리 괴롭고 힘들더라도 하나님을 따르며 본분을 잘 이행해 하나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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