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난의 길 20년
저는 1991년에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고, 몇 년 후 교회 설교원이 됐습니다. 1995년, 현(縣) 공안국 정보과(政保科) 소속 경찰이 저를 체포해 공안국으로 끌고 가 어디에서 전도했는지, 리더가 누구인지를 캐물었습니다. 제가 대답하지 않자 가차 없이 두들겨 팼고, 그렇게 4~5시간 동안 고문해 제 몸을 만신창이로 만들더니 저를 구치소로 압송하더군요. 저는 거기서 42일간 경찰과 죄수들에게 죽도록 괴롭힘을 당하다가 아내가 아는 인맥을 동원해 청탁하고 1만 위안에 가까운 벌금을 낸 뒤에야 겨우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고 전하는 복음 내용은 주의 가르침에 따라 좋은 것을 배우라, 포용하고 인내하라,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인데, 공산당이 왜 이리 우리를 잔인하게 박해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고 나서 하나님 말씀의 폭로와 제 체험을 통해 진리를 증오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공산당의 악마 본질을 알게 됐죠.
1999년 12월의 어느 날, 아내와 함께 아침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 셋이 들이닥쳤습니다. 그중 한 명은 제가 주님을 믿을 때 저를 체포했던 경찰이었습니다. 그가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굳은 얼굴로 소리쳤습니다. “네가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고 여기저기 전도하고 다닌다는 제보가 들어 왔어. 너 진짜 구제 불능이구먼!” 곧이어 그들은 집 안팎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가량 수색하며 우리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지만, 하나님을 믿는 것과 관련한 서적이나 자료는 찾아내지 못했죠. 그들은 저를 차에 태워 파출소로 데려갔습니다. 가는 길에 처음 체포되어 고문당했던 기억이 떠올라 조금 겁이 나더군요. ‘크리스천을 극도로 증오하는 이 악마들이 또 나를 어떻게 괴롭힐지 몰라.’ 저는 속으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이런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내게서 영광을 받는 자는 나를 증거해야 하고, 나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 이는 내가 일찍이 정해 놓은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믿음’에 대해 너는 어떻게 알고 있느냐> 중에서) 그렇습니다. 제가 붙잡힌 건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이었습니다.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할지, 죽을지 살지는 모두 하나님 손에 달려 있고, 제가 해야 할 일은 굳게 서서 증거하는 것이었죠. 하나님의 말씀이 제게 믿음과 힘을 주어, 제 마음은 평온해졌습니다.
경찰은 일단 저를 파출소로 끌고 가 몸수색을 한 뒤 심문했습니다.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저를 현 공안국으로 압송하더군요. 공안국에 가니 경찰 몇이 저를 둘러싸고 주먹과 발로 두들겨 패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경찰은 경찰봉까지 휘둘렀죠. 저는 맞아서 바닥에 쓰러졌고, 코와 입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옷은 찢기고, 머리는 멍했습니다. 일어날 기운조차 없었죠. 그때, 우두머리 경찰이 제 목을 움켜쥐며 말했습니다. “매운맛을 제대로 봐야 경찰 무서운 줄 알겠구먼! 말해! 너희 리더가 누구야? 누구한테 전도했어?” 조금 겁이 났습니다. 제가 말 안 하면 그들은 계속 저를 때릴 테고, 이러다 불구가 되거나 죽을지도 모르겠다 싶었으니까요. 저는 속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며 저를 지켜 주고 이끌어 달라고 구했습니다. 문득 이런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사람에게 겁나고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은 사탄의 우롱으로 인한 것이다. 사탄은 우리가 믿음의 다리를 건너 하나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6편> 중에서) 저는 두려움이 사탄에게서 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경찰이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기껏해야 제 육체를 상하게 할 뿐, 제 영혼을 어찌하진 못합니다. 오늘 맞아 죽는다 해도 제 영혼은 여전히 하나님과 함께 있을 테고요. 이런 생각을 하니 믿음과 힘이 생겼고, 설사 죽더라도 하나님을 배반하거나 형제자매를 팔아먹진 않겠다는 각오가 생겼습니다. 저는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죠. 몇 번을 물어도 반응이 없자 그 경찰은 저를 걷어차 넘어뜨리더니 경찰봉을 콘크리트 바닥에 던지고는 다른 두 경찰을 시켜 저를 경찰봉 위로 무릎 꿇렸습니다. 정강이가 배겨 너무 아팠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곧이어 한 경찰이 제 종아리를 지근지근 밟았습니다. 끔찍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져 몸을 웅크리는데, 경찰이 소리쳤습니다. “일어나!” 하지만 제 다리는 힘이 쑥 빠져 말을 듣지 않았죠. 너무 괴로워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더는 못 버틸 것 같습니다. 저들이 또 저를 어떻게 괴롭힐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 저는 하나님을 배반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게 믿음과 힘을 더해 주십시오.’ 그때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너희를 위한 축복을 너희는 받은 적이 있느냐? 너희를 위한 약속을 너희는 추구한 적이 있느냐? 너희는 반드시 내 빛의 인도를 받아 어둠 세력의 압제를 깨뜨릴 것이고, 반드시 어둠 속에서도 빛의 인도를 잃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만물의 주인이 될 것이다. 또한, 사탄 앞에서 반드시 이기는 자가 될 것이고, 반드시 큰 붉은 용의 나라가 무너질 때 만인 가운데 우뚝 서서 내 승리의 증거가 될 것이다. 너희는 시님(원문: 秦國) 땅에서 반드시 흔들림 없이 굳셀 것이다. 받은 고난으로 인해 내가 주는 복을 받을 것이며, 반드시 온 우주 아래에서 나의 영광이 빛나게 할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19편>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제게 믿음과 힘을 주었습니다. ‘진심으로 하나님께 의지해야 해. 하나님 말씀의 인도가 있으니 분명 사탄을 이기고 굳게 서서 증거할 수 있을 거야.’ 6~7시간 동안 이어진 고문으로 제 몸은 만신창이가 됐고, 왼 다리도 부러졌습니다. 경찰은 제가 끝까지 침묵하자 저를 구치소로 끌고 갔습니다. 구치소 직원은 제가 심하게 다친 걸 보고 받아 주지 않으려 했지만, 저를 데려간 경찰들이 교섭한 끝에 결국 저를 받아 주기로 했습니다.
수감실로 들어서니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10여 제곱미터 되는 좁은 공간에 까맣고 악취 나는 이불이 널브러져 있고, 커다란 변기도 보이더군요. 15~16명이 같이 먹고 싸고 자는 공간이라 습하고 더러웠습니다. 죄수들이 흉악한 눈빛으로 저를 보는데 너무 긴장돼서 하나님께 계속 기도했습니다. 이런 하나님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두려워 마라. 내가 손으로 너를 받쳐 주고 있어 반드시 너를 악한 자들로부터 지켜 줄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28편>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에서 위로와 믿음을 얻고 나니 더는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간수가 일부러 제 트집을 잡더니 죄수들에게 저를 구타하라고 시켰습니다. 저는 맞아서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다 결국 꼼짝 못 하고 고통으로 몸을 웅크렸습니다. 그 뒤로 경찰이 사흘이 멀다 하고 저를 심문하며 교회 정보를 불라고 했는데, 그래도 제가 말하지 않자 방법을 바꿔 회유책을 쓰더군요. 한번은 공안국 정보과에서 문서 자료를 관리하는 아내의 당숙이 찾아와 저를 조사했습니다. 저를 보자마자 걱정하는 척 이렇게 묻더군요. “누구한테 맞았어? 밥은 배불리 먹고 있고?” 그러더니 다른 경찰에게 제게 줄 찐빵과 담배 몇 갑을 사오라고 했습니다. 당숙이 탄식하며 찌푸린 얼굴로 말했습니다. “자네가 진술을 안 하면 아마 징역형을 받을 거야. 그럼 나도 자넬 구할 도리가 없어. 하지만 진술하면 집에서 새해를 맞을 수도 있다고. 잘 생각해 봐!” 그 말을 들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은 칠순이 넘으셨고, 아내는 혼자 철없는 아이 셋을 키우고 있어. 내가 진짜 징역형을 받고 감옥에서 3년, 5년을 썩게 되면 가족들은 어떻게 살지? 공산당의 감옥은 지옥이나 다름없어. 언제든 날 괴롭혀 죽일 수 있다고. 내가 죽으면 가족들은 어떡하지?’ 생각할수록 마음이 어두워져 바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제 마음을 지켜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런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백성은 시시각각 사탄의 간계에 대비하고, 나를 위해 내 집의 문을 지켜야 한다. 사탄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 붙잡아 주고 공급해야 한다. 함정에 빠지고 나면 후회해도 소용없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3편>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 덕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경찰은 가족에 대한 정과 육체적 연약함을 이용해 제가 하나님을 배반하도록 유도한 것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음흉합니까! 저는 하마터면 그들의 속임수에 넘어갈 뻔했습니다. 제 생명은 하나님이 주셨고, 제 삶과 죽음은 하나님이 주관하십니다. 부모님과 아내의 운명 또한 하나님이 주관하고 정하십니다. 제가 진짜 징역형을 받는다면 그 역시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일 테니 목숨을 걸고 굳게 서서 증거해야 합니다! 저는 당숙에게 말했습니다. “아는 건 다 말했습니다. 다른 건 저도 몰라요.” 계략에 실패한 당숙은 매섭게 눈을 부라리더니 씩씩거리며 떠났습니다.
교도관은 죄수들을 시켜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저를 괴롭혔습니다. 예를 들어, ‘만두 먹기’, ‘거울 보기’, ‘팔꿈치 먹기’, 교화소 규칙 외우기 등이 있었죠. ‘만두 먹기’는 시트나 솜이불로 저를 말아서 제 머리가 핑 돌 때까지 발길질하는 거고, ‘거울 보기’는 제 머리를 변기 안으로 밀어 넣는 건데, 자칫 잘못하면 변기 안에 있는 오줌이며 똥이 기관 쪽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팔꿈치 먹기’는 팔꿈치로 제 등을 힘껏 내려찍는 거고, 교화소 규칙 외우기는 규칙을 외우다 한 자라도 틀리면 엉덩이를 까고 신발 고무 밑창으로 피멍울이 생길 때까지 때리는 거였습니다. 이 밖에도 교도관은 제게 밤낮없이 일을 시켰습니다. 다쳐서 일 속도가 느릴 때면 죄수는 제게 더 많은 일을 줬고, 다 못 끝내면 또 때렸습니다. 이런 괴롭힘에 시달리는 게 너무 괴롭고 답답해서 가끔은 확 죽어서 이 고통을 끝내고 싶을 만큼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늘 하나님께 제 마음을 지켜 달라고 기도했죠. 어느 날 문득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은 지고지상하고 거룩하고 무고하신 분으로,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직접 성육신하여 사역하시다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오늘날 하나님은 또 성육신하시어 중국에서 사역하시면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사람에게 버림받고, 비방과 정죄, 모독을 당하신 것은 물론 공산당의 추격에 시달리면서도, 계속 진리를 선포해 인류를 구원하고 계십니다.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너무도 큽니다! 하나님을 믿고 구원받고자 하는 제가 이 정도 고통을 받는 것이 뭐 대수겠습니까? 더구나 이는 그리스도의 나라, 환난에 동참하는 영광스러운 일이니,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고통이었습니다. 이를 깨닫고 나니 믿음과 힘이 생겨 저는 죄수들이 아무리 괴롭혀도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 식사가 끝난 뒤 경찰 몇이 저를 차에 태우더니 우리 집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시장으로 데려가 십여 명의 죄수들과 함께 무대에 세우더군요. 그제야 우리 재판을 열려고 한다는 걸 눈치챘죠. 무대 위에는 현 공안국 간부들이 일렬로 앉아 있고, 무대 아래는 사람들로 득시글거렸습니다. 적잖은 사람들이 저를 손가락질하며 귓속말을 하더군요. 얼굴이 화끈대고 심장이 두근거려 감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여기엔 내 친척, 친구, 지인, 그리고 원 교파의 사역자들도 있을 텐데. 내가 팻말을 걸고 죄수들과 같이 재판을 받는 걸 보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앞으로 사람들을 어떻게 보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생각할수록 괴로워서 하나님께 힘을 더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나는 모든 사람이 나를 위해 큰 붉은 용 앞에서 굳세고 힘 있게 증거하고 마지막으로 나를 위해 자신을 바치고 나의 요구를 충족시키길 바란다. 너희가 정녕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34편>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믿음과 힘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으며 바른길을 걷습니다. 불법 범죄를 저지르지도, 나쁜 짓을 하지도 않으니 창피할 게 없죠. 이런 수모는 의를 위해 핍박받는 것이니 자랑스러워해야 마땅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평온해지더군요. 결국, 그들은 제게 ‘불법 종교 생활’과 ‘집회를 통한 공공질서 문란’이라는 죄명을 씌워 노동 교화 3년을 선고했습니다. 단상 위에서 점잔 빼며 의기양양하게 앉아 있는 면면을 보고 있자니, 이들 마귀에 대한 증오가 솟아올라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3년이 아니라 30년을 선고해도 난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아. 사탄에게 굴복하지도 않을 거야!’
선고가 내려지고 이틀 뒤 저는 노동 교화소로 끌려갔습니다. 노동 교화소에 도착한 뒤 저는 공사장의 땅을 파고 외발 수레로 시멘트나 모래를 나르는 일에 배정됐습니다. 모두 중노동이었고, 매일 열 시간 이상 일해야 했죠. 다리가 부러져서 일이 좀 느릴 때도 있었는데, 감독관에게 들키면 바로 구타당했습니다. 이런 곳에서 3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이런 나날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살아서 나갈 수는 있을지 모르겠더군요. 당시에 저는 늘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그렸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패괴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받으신 고통과 굴욕을 생각하면 감동이 밀려오면서 순종하고 싶고, 아무리 큰 고통이 따라도 끝까지 하나님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 상(尙) 씨 성을 가진 수감자가 주님을 믿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둘 다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기회만 생기면 함께 주님을 믿는 일에 관해 얘기했죠. 상진(尙進) 형제는 인간성이 좋은 데다 쭉 주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에게 하나님의 말세 사역을 증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복음을 전하기도 전에 복역 기간이 끝나서 석방돼 나가더군요. 너무 아쉬웠던 저는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제가 상진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길을 열어 달라고요. 상진이 석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저는 평소처럼 공사장으로 일하러 나갔습니다. 계속 속이 안 좋아서 화장실에 여러 번 갔는데, 문득 화장실 벽이 높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더구나 벽 너머는 대형 공장이더군요. 제가 화장실에 갔을 때 감독관은 밖에서 신문을 보고 있었습니다. 혹시 하나님이 저를 위해 길을 열어 주신 건 아닌가 싶어 바로 하나님께 기도로 구했습니다. 기도하고 나니 이게 하나님이 제게 열어 주신 길임을 확신할 수 있었죠. 저는 감독관이 보지 않는 틈을 타 벽을 타고 공장으로 넘어간 뒤 재빨리 죄수복을 벗어 어깨에 걸치고 정문으로 나갔습니다. 교도관들이 엄중히 감시하고 있는데 하나님께 의지해 탈출할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지라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탈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뒤에서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재빨리 숲으로 몸을 숨긴 뒤 쉼 없이 하나님께 기도하며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심히 숲을 빠져나왔습니다. 그 뒤 시골의 좁은 길을 따라 걸으며 상진의 집을 수소문해 찾아갔습니다. 한밤중이 되어 상진의 집 근처 도로에 막 도착했을 때 검문하고 있는 경찰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경찰한테 잡히면 어떡하나, 무척 겁이 났습니다. 이번에 잡히면 저를 놓아줄 리 없었으니까요. 저는 속으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때 보릿짚 더미가 눈에 띄어 냉큼 그 안으로 들어가 한 시간을 기다렸고, 경찰차가 떠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조심히 빠져나와 류 형제 집을 향해 다시 힘겹게 걸음을 옮겼습니다. 수십 미터를 걸으니 더 걷기 힘들 정도로 다리가 아프더군요. 잠시 앉아서 쉬다가 다시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하나님 영광 받으시는 날 보기 원하네>라는 찬송가를 불렀습니다.
1. 오늘은 하나님의 심판 받아들이고 내일은 하나님 축복을 받네. 하나님 영광 받으시는 날 보기 위해 기꺼이 내 청춘과 일생을 바치리.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에 이미 취해 버린 내 마음. 하나님 사역하며 진리 선포하시고 사람에게 생명의 도를 주시네. 나 기꺼이 쓴 잔을 마시며 진리를 얻기 위해 고난받으리. 모욕당해도 원망 않고 평생토록 하나님 은혜에 보답하리.
2. 하나님의 부탁 마음에 새기고 절대 사탄에게 무릎 꿇지 않으리. 목이 날아가고 피가 흐를지라도 백성의 기개를 잃을 순 없네. 하나님 위해 힘 있게 증거하여 마귀 사탄에게 수치를 안겨 주리. 고난과 고통은 하나님이 예정하신 것, 죽기까지 충성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리. 다시는 하나님이 눈물 흘리시지 않고 근심하시지 않게 하리. 사랑과 충성 하나님께 바치고 사명을 완수하여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리.
……
―≪어린양을 따르며 새 노래 부르네≫
찬송가를 부를수록 믿음이 차올랐습니다. 다음 날 정오, 저는 드디어 상진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자마자 기뻐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상진은 경찰이 쫓아올 것을 대비해 제게 은신처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다음 날 정오에 경찰이 형제 집을 찾아왔더군요. 경찰은 저를 찾지 못한 채 약이 바싹 올라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 뒤로 저는 하나님의 말세 복음을 상진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에 상진이 속한 원 교파의 형제자매 백여 명 모두가 전능하신 하나님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노동 교화소를 탈출한 뒤 지명 수배자가 된 탓에 밖을 떠돌며 복음을 전할 뿐 집으로 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러 2010년 9월의 어느 날, 조용히 고향으로 돌아와 누나 집에 갔습니다. 누나 집에서 아내를 만났습니다. 아내가 말하길, 제가 노동 교화소에서 탈출한 뒤 경찰이 집으로 들이닥쳐 우리 집과 친척 집을 몽땅 수색했고, 아내와 부모님, 친척들을 어르고 협박하며 제 행방을 불라고 강요했고, 그러고 나서도 저희 집 주변을 수일 동안 비밀리에 감시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저에 대한 추적의 끈을 늦추지 않았고, 명절이나 부모님 생일 때마다 제가 집에 왔는지 안 왔는지 알아봤다더군요. 그러다 2002년, 아내도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잡혔고, 가족들이 청탁금 2천 위안 이상을 들여 아내를 보석시켰답니다. 저와 아내가 체포되어 벌금을 낸 일로 가정 형편이 더 어려워지는 바람에 아이들은 중학교와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외지로 나가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요. 이런 얘기를 듣고 나니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부모님께서 저를 보러 누나 집으로 오셨습니다. 제 얼굴을 보자마자 말없이 울기 시작했는데 누가 들을까 봐 크게 울지도 못하더군요. 자주 제 꿈을 꿨다고 얘기하는 부모님의 눈시울이 눈물로 짓무를 지경이었습니다. 쇠약해진 부모님을 보니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습니다. 며칠 후,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저를 보러 누나 집에 오다가 실수로 넘어져서 대퇴골이 부러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걱정되는 마음에 위험을 무릅쓰고 밤 12시경에 우리 집으로 갔습니다. 아버지가 저를 보시더니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이렇게 얘기하셨습니다. “의사 말이 뼈를 못 붙인다더라. 이대로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하나 봐. 우리가 만나는 건 이게 마지막일 것 같구나.” 저는 눈물을 꾹 참으며 아버지를 위로했습니다. 경찰에게 잡힐까 봐 오래 있지 못하고 약 1시간 뒤에 돌아왔습니다. 10년 이상 공산당에게 쫓겨 이리저리 도망 다니느라 집이 있어도 가지 못하고, 친척들과 모이지 못하고,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하고, 아내와 세 아이에게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는데, 지금 또 아픈 부모님 곁을 단 하루도 지키지 못하자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면서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저는 곧바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기도했습니다. 제가 믿음과 힘을 갖도록 이끌어 달라고요. 기도를 마친 후 하나님 말씀을 봤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여 가게 하는 길은 곧게 뻗은 순탄 대로가 아니라 가파르게 굽이지고 울퉁불퉁한 길이다. 게다가 하나님도 험난한 길일수록 우리의 사랑을 더 극명하게 보여 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우리 중에 그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 또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험난하고 순탄치 않은 길을 많이 걸었으며, 크나큰 고통도 감내하였다. 때로는 가슴 찢어질 정도로 슬퍼서 크게 소리치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오늘날까지 걸어왔다. 나는 이것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모든 괴로움과 고통을 참으며 나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이 정해 놓은 것일진대 누가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복받는 것 따위는 원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내가 가야 할 길을 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따라 그들의 길로 가고 싶지 않다. 오로지 충성을 다하며 내가 가야 할 길을 끝까지 갈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 나는 항상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얼마나 많은 길을 가야 하는지는 모두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것이라 그 누구도 누구를 도와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길 … 6> 중에서), 『오늘 너희가 받은 것은 역대의 사도와 선지자들이 받은 것보다 많으며, 심지어는 모세와 베드로보다도 많다. 복은 하루 이틀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즉, 너희는 연단받은 사랑과 크나큰 믿음, 그리고 하나님이 요구한 수많은 진리를 갖추어야 한다. 게다가 정의를 바라보며, 굽히거나 흔들리지 말고, 죽어도 변치 않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너희는 의지를 갖고, 생명 성품의 변화를 이루며, 패괴를 치유받아야 한다. 또한, 하나님의 모든 지배에 따르고, 원망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죽기까지 순종해야 한다. 이는 너희가 마땅히 도달해야 하는 것으로 하나님 사역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이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요구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의 사역이 사람의 상상처럼 그렇게 간단한가?>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나니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사람이 평생 받는 고통의 크기는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므로, 부모님을 하나님 손에 맡기고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역대 성도들이 환난과 핍박 속에서 하나님을 위해 아름답게 증거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세 사역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이 선포하신 진리를 누리고 있습니다. 제가 얻은 것은 역대 사도와 선지자가 얻은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환난과 핍박이 닥쳤다고 괴로워하며 연약해졌으니 제 분량이 너무도 작았습니다. 저는 역대 성도들을 본받아 굳건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따르기로 다짐했습니다!
2011년, 한 형제가 편지를 보냈는데, 경찰이 또 저희 집에 찾아가 아내에게 제 행방을 캐물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저와 아내는 서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2012년 12월의 어느 날, 몇몇 형제자매와 비를 뚫고 한 가족에게 복음을 전하러 가는데, 갑자기 경찰 넷이 차에서 내려 저를 붙잡았습니다. 두 명의 자매가 전동 스쿠터를 타고 도망가자 경찰 셋이 차를 몰고 쫓아갔고, 남은 한 명이 저를 포박하듯 껴안더군요.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을 때, 한 나이 든 자매가 저를 지키려고 경찰을 끌어안은 덕에 겨우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십여 미터쯤 도망갔을 때 경찰에게 다시 붙들렸죠. 다시 두 명의 자매가 달려와 경찰을 끌어안았고, 저는 겨우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도무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계속 그 장면이 머릿속을 맴돌더군요. 자매들이 저를 지키려고 경찰을 끌어안은 덕에 겨우 위기를 넘기긴 했는데, 자매들이 경찰한테 끌려가진 않았는지, 고문을 당하진 않을지, 다른 형제자매들까지 체포된 건 아닌지 알 수 없었습니다. 경찰에 체포되어 고문당했던 지난 두 번의 경험을 떠올리며 ‘중국에서 복음을 전하는 건 정말 위험해. 언제 어디서든 잡혀서 감옥에 갈 수도 있어.’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저는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마친 후 책을 열어 하나님 말씀을 봤습니다. 『연단은 모든 사람에게 상당히 고통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연단 속에서 사람에게 자신의 공의로운 성품을 보여 주고, 연단 속에서 사람에게 자신의 요구를 공개하는 한편, 연단 속에서 사람에게 더 많은 깨우침을 주고, 더 많이 실제적으로 책망하며 훈계한다. 이렇게 사실과 진리를 대조함으로써 사람이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게 하고 진리와 하나님의 뜻을 더 잘 깨닫게 하며, 이를 통해 사람이 하나님을 더 참되고 순수하게 사랑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연단의 사역을 하는 목적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연단을 겪어야 참된 사랑이 생기게 된다> 중에서), 『너희는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증거해야 한다. 아무리 큰 고난이 닥쳐도 끝까지 가야 하며, 마지막 숨이 붙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 충성을 다하고 하나님의 지배에 따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실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굳세고 힘 있게 증거하는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고통과 시련을 겪어야 하나님의 사랑스러움을 알 수 있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저 자신을 반성해 보니 하나님에 대한 제 사랑에 불순물이 섞여 있고, 하나님께 진실로 순종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두 번이나 경찰에 체포되어 고문당하면서도 사탄에게 굴복하지 않고 굳게 서서 증거했기에 제 분량이 크다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순종을 어느 정도 갖췄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사탄의 시험과 공격 속에서 제 진짜 분량이 드러났습니다. 그 전에 굳게 설 수 있었던 것은 제 분량이 커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제게 더해 준 믿음과 용기 덕이었던 겁니다. 이때 저는 하나님의 지혜가 확실히 사탄의 계략 위에 세워진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사탄이 온갖 방법으로 체포하고 괴롭히며 저를 철저히 무너뜨려 하나님을 배반하게 하려 했지만, 하나님은 이런 환경을 통해 제 결점과 부족함을 알게 하셨고, 오랜 연단을 통해 제 믿음을 온전케 하고 진실로 순종하게 하셨으니까요. 하나님의 고심을 이해하고 나니 더는 소극적이 되거나 괴롭지 않았습니다. 저는 베드로를 본받아 모든 것을 하나님의 지배에 맡기고, 어떤 환난과 핍박이 닥쳐도 제 본분을 잘 이행하고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을 증거하기로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20여 년의 세월 동안, 저는 공산당의 무자비한 체포와 박해, 고문을 겪으며, 집이 있어도 가지 못하고 가족들과 생이별하는 고통을 맛봐야 했습니다. 그간 약해질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의 말씀이 제게 힘을 더해 주었기에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죠. 이런 핍박과 환난을 겪으면서 비록 육체는 힘들었지만, 하나님과의 관계는 더 가까워졌습니다. 하나님의 지혜와 전능,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에 관해 어느 정도 실제적인 인식도 얻었고요. 또한, 공산당이 하나님을 적대시하는 사탄 악마임을 분명히 간파하여 공산당을 철저히 저버리고 굳건하게 하나님을 따를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안배해 가장 귀중한 생명의 자산을 얻을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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