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고문 속에서
2000년 12월 어느 날 오후 5시경이었습니다. 아내, 그리고 형제자매 두 사람과 함께 집에서 한창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쾅! 쾅! 쾅!’ 하고 다급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황급히 책을 숨겼습니다. 이어서 경찰 예닐곱 명이 집안으로 들이닥쳤습니다. 그중 하나가 소리쳤습니다. “당신들 뭐 하는 거야? 예배하는 거지?” 그는 강제로 수색 영장에 제 서명을 받아 냈습니다. 그러고는 경찰들이 집 안을 샅샅이 뒤졌고, 집 안은 삽시간에 난장판이 됐습니다. 경찰은 말씀 서적과 녹음기 두 대를 찾아냈습니다. 정치보위과 부과장인 뤼(呂) 씨가 말씀 서적 몇 권을 들고 제 앞으로 오더니 말했습니다. “이게 바로 당신을 잡아갈 증거야.” 그러고는 우리를 경찰차에 태워 연행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오늘 잡힌 것은 당신께서 허락하신 일입니다. 앞으로 경찰이 저를 어떻게 괴롭히든 저는 절대 당신을 배반하는 유다가 되지 않겠습니다!’
파출소에 도착하자 경찰은 우리를 따로 심문했습니다. 성이 진(金) 씨인 한 경찰이 저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습니다. “당신네 집에 있던 이 책들, 누가 준 거야? 누구한테 전도받았어? 리더가 누구야?” 저는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그러자 그가 사납게 소리쳤습니다. “말 안 한다 이거지? 그러면 오늘 맞아 죽을 줄 알아!” 여전히 묵묵부답인 저를 보고 경찰 하나가 오더니 주먹으로 머리를 몇 대 때리고, 또 양쪽 뺨을 냅다 갈겼습니다. 눈에서 불이 번쩍 나고 얼굴이 얼얼했습니다. 그는 또 제 허벅지를 몇 번 걷어찼습니다. 이번에는 진 씨가 잡지를 말아 쥐고 제 얼굴을 후려치며 사납게 외쳤습니다. “이 인간한테 쓸데없는 소린 그만하자고! 포승줄 고문으로 뜨거운 맛 좀 보여 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찰 하나가 0.5센티미터 굵기의 포승줄을 가지고 오더니 내복만 남기고 제 겉옷을 모조리 벗겼습니다. 그리고 두 명이 양쪽에서 제 팔을 하나씩 잡고 저를 바닥에 내리눌렀습니다. 그런 다음 밧줄을 제 목 뒤에서 앞으로 한 바퀴 감아서 X자로 교차시키고, 그 줄로 팔을 묶었습니다. 이번에는 제 두 손을 등 뒤에서 밧줄로 묶더니 그 줄을 다시 목 뒤에 있는 줄에 감은 다음 위로 힘껏 당겼습니다. 그 바람에 양어깨가 단단히 묶였습니다. 가느다란 밧줄이 살을 파고들었고, 팔은 끊어질 듯 아팠습니다. 경찰은 또 다리를 90도 정도 벌리고 선 채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했는데, 그 때문에 허리가 90도로 꺾였습니다. 조금 지나자 머리가 띵하고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얼굴에서 흘러나온 땀이 계속 아래로 떨어져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습니다. 지치고, 아프고, 온몸이 흐느적거렸습니다. 두 다리로 버티기 힘들어서 다리를 좀 모아 풀어 주고 싶은데,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진 씨가 바로 제 엉덩이를 걷어차며 움직이지 말라고 호령했습니다. 너무 아파서 견디기가 힘들었습니다. 화도 나고 분하기도 했습니다. ‘법을 어기고 범죄를 저지른 그 많은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쓰더니 하나님 믿으면서 바른길을 가고, 법도 하나 어기지 않은 나는 이렇게 못살게 굴다니 정말 사악하구나!’ 저는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고대의 계승자니, 경애하는 지도자니 하는 것들은 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들이다! 세상을 농락해 어둠으로 밀어 넣었다! 무슨 종교 신앙의 자유니, 국민의 합법적인 권익이니 하는 것들은 전부 죄악을 덮으려는 수법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사역과 진입 8> 중에서) 마침내 저는 공산당의 추악한 민낯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들이 말하는 ‘종교 신앙의 자유’, ‘인민을 위하는 인민 경찰’은 모두 사람들을 속이는 허튼소리에 불과했습니다. 공산당은 대외적으로 신앙의 자유를 표방하지만 사실은 악랄한 수단을 사용해서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몰살시키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공산당이야말로 하나님을 대적하고 증오하는 사탄 악마입니다. 저는 그들이 이렇게 괴롭힐수록 더욱 끝까지 하나님을 믿겠다고 다짐했습니다.
30분쯤 지났을까요? 온몸에 힘이 빠지고, 머리와 눈은 터질 것 같고, 다리는 뻣뻣하고 저려 왔습니다. 손과 팔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고, 옷도 축축했습니다. 그때 진 씨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결박은 30분을 넘기면 안 돼. 그러면 팔을 못 쓰게 돼.” 그제야 그들은 포승줄을 풀었습니다. 줄이 풀린 순간, 저는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습니다. 온몸이 욱신거렸습니다. 이번에는 경찰 둘이서 제 손을 하나씩 잡아당기더니 마치 단체 줄넘기 줄을 돌리듯 제 팔을 돌렸습니다. 몇 번 돌리자 순간적으로 양손이 몹시 아팠습니다. 진 씨가 또다시 물었습니다. “그 책 대체 어디서 난 거야? 리더가 누구야? 누구한테 전도받았어? 빨리 말해!” 뤼 씨가 능청을 떨었습니다. “그냥 말하라고. 그게 뭐 별거라고. 말하면 이렇게 고생 안 해도 되잖아.”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더러 형제자매를 팔아넘기라고? 어림없지!’ 제가 입을 열지 않자 진 씨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시 묶어.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는 다시 결박됐습니다. 이번에는 먼젓번보다 더 세게 묶인 데다 밧줄이 같은 자리를 또다시 파고들어서 고통이 더욱 심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육의 고통을 이겨 내도록 믿음을 달라고 쉬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30분 후, 그들은 제게서 결국 아무 대답을 얻지 못하자 결박을 풀어 주었습니다.
밤 12시 30분쯤, 저는 구치소로 이송되었습니다. 구치소에서는 하루 두 번 식사를 했는데, 식사 때 나오는 것은 옥수수 찐빵 하나, 야채 몇 조각이 전부였습니다. 옥수수 찐빵 안에는 옥수숫대를 부숴 만든 옥수수 소가 가득했습니다. 야채는 반쯤 상했고, 그릇 바닥엔 흙이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식사 시간과 30분 바람 쐬는 시간 외에는 계속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어야 했는데,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어김없이 매를 맞았습니다. 파출소에서 묶여 고문을 당할 때 어깨에 상처가 났는데, 그곳에서 누런 액체가 흘러나와 상의를 적셨습니다. 손목도 피가 흐르면서 자줏빛으로 부어오르고, 온몸 관절이 아파서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 것조차 너무나 고역이었습니다. 정말 그곳은 사람이 있을 곳이 못 되었습니다. 이 암담한 감옥 생활이 언제 끝날지 모를 일이었고요. 그것만 생각하면 너무 괴로웠습니다.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제가 당신 뜻을 깨닫고 강해져서 굳게 설 수 있게 이끌어 달라고 계속해서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너희는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증거해야 한다. 아무리 큰 고난이 닥쳐도 끝까지 가야 하며, 마지막 숨이 붙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 충성을 다하고 하나님의 지배에 따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실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굳세고 힘 있게 증거하는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고통과 시련을 겪어야 하나님의 사랑스러움을 알 수 있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면서 커다란 격려를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이야. 하나님께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통해 사람의 믿음과 사랑을 온전케 하시려는 거야. 하나님은 내가 굳게 서서 증거함으로써 마귀 사탄에게 치욕을 안기길 바라셨는데, 난 조금 고생했다고 벗어나려 하다니 하나님을 전혀 증거하지 못했구나!’ 생각해 보니 비록 경찰에게 모진 고문을 당하긴 했지만 그 덕분에 하나님을 대적하는 공산당의 악마 본질을 확실히 깨닫고, 진심으로 그들을 증오하고 저버릴 수 있었고, 다시는 그들에게 미혹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구원입니다! 하나님 뜻을 깨닫고 나니 더 이상 괴롭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무리 고통받더라도 하나님께 의지해서 계속 이겨 내고, 굳게 서서 하나님을 증거하리라 다짐했습니다.
어느 날, 보위과 사람들에게 취조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들에게 어떤 고문으로 괴롭힘을 당할지 몰라 긴장이 됐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하나님께 제 마음을 지켜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취조실에 도착하니 부과장인 뤼 씨가 가식적으로 말했습니다. “얼른 얘기하지. 얘기하면 집에 보내 줄 테니까. 집에 가서 보니까 아이들도 어리던데 보살펴 줄 사람이 없어 어찌나 불쌍하던지. 얼른 말해 버리라고!” 아이들 얘기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부부가 둘 다 공산당에게 붙잡히면 아이들도 연루됩니다. ‘아직 저렇게 어린데 돌봐 줄 사람도 없이 어떻게 살까?’ 그 순간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백성은 시시각각 사탄의 간계에 대비하고, 나를 위해 내 집의 문을 지켜야 한다. 사탄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말이다. … 함정에 빠지고 나면 후회해도 소용없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3편> 중에서) 저는 그것이 사탄의 계략임을 알아차렸습니다. 경찰이 혈육 간의 정을 이용해 저더러 하나님을 배반하라고 부추기는데, 거기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온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중에 내가 결정하지 않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 내 손에 달려 있지 않은 일이 있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1편> 중에서)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재하고 다스리시니 아이들도 하나님 손에 달렸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하나님께 맡기기로 하고 경찰이 무슨 수작을 부리든 굳게 서서 증거하고, 절대 유다가 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뤼 씨가 거듭 교회 상황을 캐물어도 저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진 씨가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대며 욕을 퍼부어댔습니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오늘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맞아서 머리가 어질어질했습니다. 한바탕 매질을 한 진 씨는 지쳐서 씩씩대며 소리 질렀습니다. “입 꾹 다물면 다인 줄 알아? 말 안 해도 네 죄를 정할 수 있어! 널 손봐 줄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다고!” 그러더니 제 겉옷과 신발, 양말을 강제로 벗기고 바지를 종아리 위까지 걷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저를 취조실 바깥에 있는 화물차 옆으로 끌고 간 다음, 제 두 손과 차 문 손잡이를 수갑으로 연결했습니다. 차 문이 높아서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야 수갑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당시 땅에는 눈이 30센티미터쯤 쌓여 있었는데, 진 씨는 제가 서 있는 곳의 눈을 발로 치워 1평방미터 정도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드러난 흙바닥 위로 얼음이 얇게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그는 저를 맨발로 얼음 바닥 위에 세우고는 매섭게 쏘아붙였습니다. “입 안 열면 오늘 꽁꽁 얼게 놔둘 거야. 남은 평생 병신으로 살아 보라고!” 그러고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해 겨울은 특히 추웠습니다. 바깥 기온이 영하 20도쯤 됐는데, 수갑이 채워지자 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느낌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서 있는 자리는 주변이 휑해서 쌩쌩 부는 바람에 온몸의 감각이 서서히 사라져 갔습니다. 속으로 쉬지 않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저 자신을 온전히 당신 손에 맡깁니다. 제게 힘과 믿음을 주시고, 고통을 견뎌 낼 의지를 주십시오.’ 저는 기도를 마친 뒤 조용히 말씀 찬양 <진리 위해 전부를 버려라>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1. 너는 진리를 위해 고통받아야 하고, 진리를 위해 헌신해야 하며, 진리를 위해 굴욕을 참아야 하고, 더 많고 많은 진리를 얻기 위해 더 많고 많은 고난을 참아야 한다. 이것이 네가 해야 할 일이다. …
2. 마땅히 아름답고 선한 모든 것을 추구하고 더 의미 있는 인생길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속되게 살며 추구하는 목표가 하나도 없다면 인생을 헛되게 보내는 것이 아니냐? 네가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느냐? 진리 하나를 위해 너는 모든 육적 향락을 포기해야 하며, 약간의 향락을 위해 모든 진리를 버려서는 안 된다. 이런 사람은 인격도 없고 존엄성도 없고 살아갈 의의도 없다!
―<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베드로의 체험 ― 형벌과 심판에 대한 인식> 중에서
찬양을 부르니 격려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사탄에게 굴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 얼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하나님을 증거하리라!’ 30분이 넘어서 구치소 교도관이 왔습니다. 그는 차 문에 매달린 저를 보더니 취조실 쪽으로 걸어가면서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취조하다가 사람 잘못되면 우린 못 받아 줍니다!” 그 교도관이 건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진 씨를 비롯한 몇 명이 나와서 저를 건물 안으로 끌고 갔습니다. 꽁꽁 언 두 손과 두 발에는 이미 감각이 없고, 입도 얼어 얼얼했습니다. 심장도 두근거렸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 한 시간쯤 지났을까? 그제야 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뤼 씨가 고소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어떻게 날강도보다도 못하나? 그놈들은 재주라도 있지. 하나님 믿는다고 이 고생을 하다니 얼마나 쓸데없는 일이야? 말 안 해도 네 죄를 정할 수 있다고!” 그 말을 듣고 화가 치밀었습니다. 경찰이란 작자들이 사실을 왜곡해도 유분수지, 강도 짓을 두고 재주라니요. 하나님 믿고 바른길 가는 우리는 범죄자나 원수 취급을 받으면서 이런 비인간적인 괴롭힘을 당해야 하고요! 저들의 추악한 민낯을 보면서 속으로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결국 방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그날 저녁, 양쪽 발이 아프고 가려우면서 물집이 잡혔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발 전체가 마치 더운물에 데여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 물집이 잡혔습니다. 달걀노른자만 한 크기에서 손톱만 한 크기까지 발을 뒤덮은 물집 때문에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긁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물집이 터지면서 양말에 달라붙었고, 종아리 전체가 저리고 가려웠습니다. 게다가 열까지 나기 시작하면서 얼굴이 벌게졌습니다. 셋째 날, 감염으로 부어오른 발에는 가장 큰 슬리퍼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종아리도 부어서 두 배나 굵어지고, 복사뼈 부위는 검붉은 색으로 변했습니다. 교도관은 책임을 떠맡지 않으려고 저를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오른쪽 복사뼈가 감염으로 곪아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간 뒤, 의사가 방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죄수 한 명이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동상으로 다리가 감염되는 바람에 골수염으로 사망했다고 했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내 발도 감염돼서 걷지 못하는데 나도 골수염에 걸리는 게 아닐까? 골수염에 걸려서 죽지 않는다 해도 후유증으로 불구가 되면 어쩌나? 아직 이렇게 젊고, 우리 식구 생활도 책임져야 하는데.’ 생각할수록 괴로웠습니다. 순간 <온전케 되려면>이란 하나님 말씀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고난이 닥쳤을 때 육을 돌보지 않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아야 하고, 하나님이 너에게 모습을 감추었을 때 하나님을 따를 믿음을 갖고 예전의 사랑도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님이 어떻게 하든 하나님의 지배에 따르고, 차라리 자기 육체를 저주할지언정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며, 시련이 닥쳤을 때 고통을 참으며 사랑하는 것을 버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통곡할지언정 하나님을 만족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사랑과 믿음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온전케 될 사람은 모두 연단을 겪어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은 제게 믿음과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고난이 닥칠 때 하나님은 제가 믿음과 강단으로 굳게 서길 바라셨습니다. 전에 몇 차례 고문을 당할 때 저는 제가 믿음이 강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발이 동상에 걸렸다고 제 삶과 뒷일을 걱정하고, 죽음을 겁내고, 다리를 못 쓰게 될까 겁내는 걸 보니 분량이 너무나 작고 하나님께 참된 믿음과 순종도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다시는 제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지 않고 당신 지배와 안배에 순종하겠습니다. 설령 죽는다 해도 굳게 서서 당신을 만족게 해 드리겠습니다.’ 입원해 있는 동안 경찰은 제게 수갑을 채워 계속 침대에 묶어 놓고, 화장실에 갈 때나 식사할 때만 풀어 주었습니다. 하루는 제가 화장실에 가 있는 동안, 여자 환자 둘이 지나가다가 제가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진 씨는 저를 강간범이라고 했고, 그 뒤로 두 환자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사실을 왜곡하고 허튼소리만 내뱉는 저들 때문에 화가 치밀었습니다!
보름쯤 지나자 다리의 붓기는 가라앉았지만 걸을 때는 여전히 다리를 절었습니다. 교도관은 저를 구치소로 데려갔습니다. 어느 날, 처음 보는 경찰 셋이 저를 취조하러 왔는데, 제가 수액을 맞고 있는 것을 보고 소리쳤습니다. “뽑아 버려! 이놈한테 너무 잘해 주는 거 아냐? 웬 주사야? 살려만 줘도 다행이지!”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동상에 걸린 게 다 그 악마들 때문인데, 그러고도 저한테 잘해 준다고 하다니 정말 악랄하기 그지없습니다!
취조실에 도착하자 경찰이 말했습니다. “당신 사건이 우리 형사대로 넘어왔어. 보위과에서 두 손 들었더군. 우리야 얼마든지 손봐 줄 수 있지!” 하나같이 험상궂고 우락부락한 모습을 보니 긴장이 돼서 온몸에서 땀이 다 났습니다. 예전에 듣기로는 형사대는 중대 사안을 취조하는 곳이라 고문 방식도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고 했습니다. 저들이 어떤 식으로 괴롭힐지, 또 제가 버텨 낼 수 있을지 몰라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제게 믿음을 주시고 견딜 수 있는 의지를 주시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아무리 독한 놈도 여기서는 고분고분 다 불었어. 우리 형사대야 사람 다루는 데는 전문이지. 당신네 전능하신 하나님 믿는 자들은 우리한테 걸리면 개죽음이야. 그러니 어서 불어!” 경찰의 말에 제가 대꾸했습니다.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화가 난 경찰이 제 두 뺨을 번갈아 가며 사정없이 때렸습니다. 정신이 멍한 가운데 얼굴이 얼얼하고 입가에서 피가 흘렀습니다. 입과 뺨이 부어올랐습니다. 다들 우람한 체격에 손도 이렇게 매운 것을 보니 슬며시 걱정이 됐습니다. ‘계속 이렇게 맞다가는 불구가 되거나 죽지나 않을까? 만약 고문을 견디지 못해 다 불어 버리면 유다가 돼 버리잖아.’ 저는 서둘러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믿음은 외나무다리다. 죽음을 두려워하면 건너기 어렵고 목숨을 내걸면 편안히 건널 수 있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6편> 중에서) 하나님 말씀은 제게 믿음을 주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오늘 설사 맞아서 불구가 되거나 죽더라도 절대 유다가 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경찰은 따귀를 몇 대 더 사정없이 갈기고 힘껏 발로 걷어차더니, 또 예전처럼 저를 포승으로 묶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심했습니다. 경찰은 제 팔을 뒤로 묶고 줄을 힘껏 위로 잡아당겼습니다. 팔이 떨어져 나갈 듯 고통스러웠습니다. 30분이 지나자 손이 조여져 보랏빛으로 변했습니다. 경찰은 상태가 심각해진 것을 보고 그제야 결박을 풀었습니다. 30분쯤 지나 손목 상태가 조금 좋아졌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다시 저를 묶었습니다. 이번에는 대걸레를 가져오더니 막대를 이용해 제 목 뒤쪽 포승줄을 두 바퀴 감았습니다. 팔과 어깨가 더욱 조여졌습니다. 경찰 하나가 의자에 앉아 손으로 제 몸 뒤쪽에 감겨 있는 막대를 내리누르자 두 팔이 끊어질 듯 고통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막대를 누르며 추궁했습니다. “전부 몇 명이야? 리더는 누구야?” 제가 여전히 입을 꾹 다물자 이번에는 맥주병 세 개를 가져와서 제 양쪽 팔 아래에 끼워 넣었습니다. 팔이 아래로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찢어질 듯한 고통에 거의 혼절할 지경이었습니다. 하나님께 힘을 달라고 계속 기도했습니다. 다음에는 두 경찰이 제 양옆으로 오더니 제 윗옷을 걷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페트병 뚜껑으로 양 옆구리를 사정없이 긁어댔습니다. 너무 아파서 비명이 나왔습니다. “아픈 줄은 아나 보네. 왜, 네가 믿는 하나님보고 와서 구해 달라고 해 보지? 아프면 빨리 말하란 말이야!” 경찰은 고함을 치면서 병뚜껑으로 갈비뼈를 세차게 문질렀습니다. 옆구리 피부가 헤져서 화끈거렸습니다. 경찰들은 또 제 머리를 우악스럽게 누르며 씩씩댔습니다. “안 되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 끌고 가서 죽여 버려! 하나님 믿는 인간들은 강도만도 못해. 돈 빼앗는 거면 고초를 겪는대도 할 만하지.” “보라고. 지금 이렇게 고생하는 게 얼마나 쓸데없는 짓이야? 말만 하면 다 끝인데.” 당시 제 몸은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라도 털어놓으면 고초를 좀 덜 겪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말을 한다는 것은 유다가 되어 하나님을 배반하는 것이므로 절대 입을 열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속으로 계속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정말 더는 버틸 수가 없으니 제게 힘을 주시고 굳게 설 수 있도록 지켜 주십시오.’ 그런 다음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너희는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증거해야 한다. 아무리 큰 고난이 닥쳐도 끝까지 가야 하며, 마지막 숨이 붙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 충성을 다하고 하나님의 지배에 따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실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굳세고 힘 있게 증거하는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고통과 시련을 겪어야 하나님의 사랑스러움을 알 수 있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이 또다시 힘을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줄곧 곁에서 이끌어 주고 계심을 느낀 저는 아무리 괴롭더라도 그분을 의지하여 끝까지 이겨 내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당신이 알고 계십니다. 저들이 아무리 괴롭혀도 당신을 배반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정말 견딜 수 없다면 차라리 그 자리에서 머리를 박고 죽을지언정 절대 유다는 되지 않겠습니다!’
두 번째로 포승줄 고문이 끝나자 저는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상태가 조금 나아지자 경찰 하나가 제 멱살을 잡고 벽으로 밀어붙이더니 두 손으로 목을 힘껏 졸랐습니다. “오늘 아주 죽여 버리겠어!” 저는 목이 꽉 조여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온 힘을 다해 그를 밀쳐 냈습니다. 뒤로 물러난 경찰은 순간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한 달 동안 시달리느라 이미 야윌 대로 야윈 데다 오늘 또 이렇게 고문을 당해서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경찰을 밀쳐 낼 줄이야! 저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힘을 주신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계속해서 오후 한 시가 넘도록 저를 괴롭혔는데, 형사 하나가 씩씩대며 말했습니다. “진짜 질긴 놈이군. 내일 또 취조하러 올 테니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고. 말할 때까지 매일 올 줄 알아!” 그날 저녁, 만신창이가 되어 자리에 누웠습니다. 옆구리가 사정없이 긁히는 바람에 피부가 헤지고, 숨 쉬는 것도 고통스러웠습니다. 팔이 아파서 옷도 벗을 수 없었습니다. 옷깃을 들춰 보니 어깨에 아물었던 상처에서 다시 피가 났습니다. 묶였던 손목에도 온통 핏자국이었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배반하고 형제자매들을 팔아넘기게 하려고 이 악마들은 그 어떤 잔인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았고, 저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습니다. 저들은 진리를 증오하고 하나님을 증오하는 악마들이었습니다! 경찰이 내일도 취조하러 오겠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지독하게 고문하지는 않을까? 내일은 고문당해 죽지나 않을까?’라는 생각에 겁이 나고 무서웠습니다. 악마들은 제가 교회 상황을 털어놓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털어놓으면 하나님을 배반하는 유다가 되고, 그렇다고 입을 다물자니 저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계속해서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제 분량이 너무나 작습니다. 저 혼자만으로는 정말 힘에 부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을 배반하는 유다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제발 저를 도와주고 이끌어 주십시오.’ 기도를 마치자 하나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환난 가운데서 나에 대한 충성심이 조금도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긍휼을 베풀지 않을 것이다. 나의 긍휼은 여기까지이고, 또 나는 나를 배반했던 자를 좋아하지 않으며 친구의 이익을 팔아먹은 자와 왕래하는 것은 더더욱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성품이다. 그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다.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누구든 내 마음을 심히 상하게 하는 사람은 두 번 다시 나의 관용을 얻지 못하고, 누구든 나에게 충성하는 사람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너는 종착지를 위해 충분한 선행을 예비해야 한다> 중에서) 말씀을 곱씹어 보니 공의로운 하나님 성품은 사람이 거스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저 자신을 위해 고통을 피하고자 하나님을 배반하고 형제자매를 팔아넘긴다면 이것은 하나님 성품을 거스르는 일로, 결국 징벌을 받게 됩니다. 또 한편으로 지금까지 겪은 일을 생각해 보면, 하나님 말씀의 인도가 아니었다면 저는 악질 경찰의 가혹한 고문을 이겨 내지 못해 오늘날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게 다 하나님께서 지켜 주신 것입니다. 제가 살고 죽는 것은 모두 하나님 손에 달렸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면 사탄도 제 목숨을 앗아가지 못합니다. 저는 모든 걸 내걸고 굳게 서서 하나님을 증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믿음을 가지고 다음 취조에 응하려고 마음을 먹었더니 다시 취조에 불려 가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한 달 후 뤼 씨한테서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건 종결이야. 1년형 선고받았는데, 자네 친척이 보석을 신청했어. 집에 가서도 1년은 아무 데도 못 가. 수시로 소환 명령 떨어질 수 있어. 그러면 바로 와야 해.”
풀려난 뒤에는 경찰 감시를 피하기 위해 집을 떠나 외지에서 본분을 이행해야 했습니다. 공산당에게 붙잡혀 박해받으면서 저는 하나님을 대적하고 증오하는 공산당의 악마 본질을 똑똑히 보고 뼛속 깊이 저들을 증오하게 됐습니다. 또한 저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을 실제로 느꼈습니다. 고문에 시달려 더는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순간에도 하나님은 계속 곁에서 저를 보살피고 지켜 주셨습니다. 말씀으로 이끌어 주시고, 힘과 믿음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악마의 잔인한 박해를 이겨 내었고, 죽더라도 하나님을 따르고 굳게 서서 증거하겠다고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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