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본분을 이행하면서 왜 항상 드러내고 싶어하는가?
2021년 6월 말, 기독교인들에 대한 중공의 광적인 체포로 인해 제가 머물던 접대 가정이 감시 대상이 되었습니다. 저는 즉시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이미 경찰의 표적이 되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집에서 숨어 지내며 사역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 저는 여러 팀의 사역을 맡고 있었습니다. 업무량이 늘어난 데다 일부 업무는 편지로만 교류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형제자매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것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리더는 사역의 필요에 따라 왕전 자매를 선출해 저와 함께 협력해 본분을 이행하도록 했습니다.
왕전 자매는 처음 와서 형제자매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매번 예배에 가기 전, 저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가지고 그녀와 함께 얘기해서 그녀가 형제자매들과 더욱 잘 교제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 무렵, 저는 리판 자매가 본분을 늘 건성으로 이행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몇 차례 교제를 나누었지만 바로잡히지 않았고 이미 사역에 지장을 주었기에, 원칙에 따라 즉시 교체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리판 자매의 상황과 사람을 교체하는 원칙을 문서로 정리해서 왕전 자매에게 보여주고, 왜 리판 자매를 교체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의 관점과 견해를 이야기하여 왕전 자매가 교제할 때 문제를 철저하게 해부하고, 리판 자매도 스스로 반성하고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다음 날, 왕전 자매는 리판 자매를 교체하러 갔습니다. 저녁에 돌아온 왕진 자매가 교체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저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제가 어떻게 문제를 분별하고 처리하도록 도와주었는지 전혀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내가 뒤에서 한 일들은 전혀 모르고, 이제 막 자리에 앉은 왕전 자매가 리판 자매의 문제를 꿰뚫어 봤으니 나보다 더 진리를 잘 알고 분별력 있다고 여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도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오히려 왕전 자매만 돋보이게 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괴로웠습니다.
며칠 후, 왕전 자매와 함께 사역에 대해 논의하던 중, 한 팀의 성과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왕진 자매가 “혹시 이 팀의 팀장에게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라며 귀띔해 주었습니다. 그녀가 귀띔해 준 대로 그 팀장의 평소 모습을 살펴보니, 그 팀장이 지위만 지키고 보여주기 식으로만 일하며 실제 사역은 전혀 하지 않은 탓에 사역 진도가 심각하게 지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칙에 따라 판단할 때, 교체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상황을 왕전 자매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형제자매들과 더욱 잘 교제해서 모두가 분별력을 가지고 제때 그 팀장을 교체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런데 지난번 리판 자매를 교체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뒤에서 원칙을 찾고 자료를 정리하며 왕전 자매에게 그토록 많이 교제해 주었는데도, 형제자매들은 이런 내용은 전혀 몰랐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상황을 왕전 자매에게 알려주고 그녀가 팀장을 교체한다면, 형제자매들은 분명 그녀의 공로로 여길 것이고, 사역을 맡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그녀가 벌써 연이어 쓰기에 합당하지 않은 두 사람을 분별해 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반면 저는 이렇게 오랫동안 사역을 책임지면서도 이 두 사람을 교체하지 못했으니 그녀보다 진리를 모르고 분별력도 없다고 여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이번에는 조금만 이야기해 줄까? 그렇게 하면 왕전 자매가 가서 분명하게 교제하지 못할 테고, 형제자매들도 그녀를 우러러보지 않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또 양심의 가책을 느꼈습니다. ‘만일 교제가 분명하지 않아 그 팀장이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더 소극적이 되거나 오해를 하게 된다면, 그녀가 자신을 반성하고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정상적으로 본분을 이행하는 데도 영향을 끼칠 거야. 게다가 내가 교활한 술수로 일부러 숨긴다면 이건 분명 하나님께서 혐오하실 거야.’ 이런 생각에 저는 역시 그 팀장의 상황을 왕전 자매에게 다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왕전 자매가 문제를 처리하러 가는 모습을 본 순간, 제 마음은 씁쓸했습니다. ‘왜 나는 나가서 사역하지 못할까? 사람들은 왕전 자매가 사람을 교체하고 분별하는 것만 보겠지. 내가 뒤에서 하는 노력은 누가 알아줄까?’ 제가 한 일들이 모두 왕전 자매의 체면을 세워주고,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그녀의 지위를 더 높여주는 것만 같아서 못마땅했습니다. 심지어 하나님께서 저에게 안 좋은 상황을 마련하셨다고 원망하고, 왜 갑자기 저를 감시받는 상황에 처하게 하셨느냐며 원망했습니다. 그 며칠 사이, 형제자매들은 사역하며 겪는 어려움을 보고하는 편지를 보내왔고, 일부는 왕진 자매를 콕 집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저는 심기가 더욱 불편했습니다. 사람들 눈에는 오직 왕진 자매만 보이고, 뒤에서 일하는 저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사람들이 저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서 쓸모가 없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왕전 자매는 밖에서 뛰어다니지만, 저도 집에서 조금도 편히 지내지 않고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데도 아무도 몰라주는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비록 제가 나가서 형제자매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편지를 써서 사역을 안배하면 제가 많은 사역을 수행하고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몇몇 팀에서 몇 가지 사무적인 사역을 안배해야 한다는 편지가 왔습니다. 저는 편지를 써서 세부적으로 업무를 안배하고, 왕전 자매가 언제 처리하러 갈지도 특별히 명시함으로써 이 일들을 안배한 진정한 막후의 지휘자가 저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했습니다.
하루는 한 자매에게 본인의 내적 상태를 묻는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를 다 쓴 후, 저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자매는 이 편지를 내가 썼다는 걸 알까? 만약 아무런 암시도 하지 않으면, 왕전 자매가 그녀를 신경써서 쓴 편지로 오해할지도 몰라. 그건 안 돼. 이건 내가 쓴 편지라는 걸 알려야 해. 하지만 안전을 위해 내 이름을 직접 남길 수는 없잖아.’ 그 순간, 문득 예전에 그 자매에게 찬송가를 추천해 주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녀에게 찬송가를 계속 배우고 있는지 한번 물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하면 나인 줄 알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서둘러 편지를 마무리하고 보냈습니다. 그 후 답장을 통해 그녀가 제가 쓴 편지임을 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속으로 무척 기뻤습니다. 뒤에서 일하더라도 저도 똑같이 돋보여서 형제자매들에게 저 역시 실제가 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끝까지 자신의 내적 상태가 잘못되었음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자매가 매우 괴로워하며 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본인이 힘들게 정리한 학습 문서가 파트너를 통해 형제자매들에게 전달되어서 공로를 파트너에게 다 빼앗긴 기분이라며, 본분도 예전만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매의 내적 상태를 듣고 순간 멍했습니다. ‘최근 나도 바로 이런 내적 상태 속에서 살고 있지 않았나? 진리를 구해 해결하지도 않았어!’ 그래서 저는 자신의 내적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님의 말씀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적그리스도와 같은 부류의 사람은 행동할 때 모두 의도를 지니고 있다. 그의 말과 행동, 더 나아가 말할 때 어휘조차도 의도를 가지고 선택한 것이다. 그가 일시적으로 패괴를 표출하거나, 또는 분량이 작거나, 우매하고 무지해서 어디에서든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의 수단, 일 처리 방식, 말할 때의 어휘 선택을 보면, 적그리스도와 같은 부류의 사람은 매우 기이하고 사악하다. 그들은 자신의 지위를 위해, 사람을 통제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기회만 생기면 자신을 드러내며, 어떠한 틈도 놓치지 않고, 어떠한 기회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말해 보아라. 이런 사람이 내 앞에서 이런 모습을 표출하겠느냐? (표출합니다.) 어째서 표출한다고 하는 것이냐? (그의 본성 본질이 바로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적그리스도가 그저 단순히 드러내는 것이겠느냐? 그는 무엇을 위해 자신을 드러내겠느냐? 그는 지위를 얻으려는 것이며, 그 의미는 ‘넌 내가 누군지 모르지? 내가 예전에 한 일을 봐봐. 이런 좋은 일은 내가 한 거야. 하나님 집에 많은 공헌을 했지. 네가 알았으니 나한테 더 큰 사역을 맡겨야 하지 않겠어? 너도 나를 우러러봐야 하지 않을까? 네가 무슨 일을 하든 나를 의지해야 하지 않을까?’이다. 이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 적그리스도는 모든 사람을 다 통제하려고 한다. 통제를 다른 말로 뭐라고 하겠느냐? 조종과 우롱이며, 너를 지배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형제자매가 모두 어떤 일을 잘했다고 칭찬하면, 적그리스도는 즉시 자기가 한 것이라고 말해 사람들이 자신에게 고마워하게 만든다. 정말로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하겠느냐?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적그리스도는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하면 늘 다른 사람들이 다 알고 자신을 우러러보고 칭찬하게 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 그는 만족한다.』(<말씀ㆍ4권 적그리스도를 폭로하다ㆍ제5조 사람을 미혹하고 회유하고 위협하고 통제한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적그리스도는 곳곳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말과 행동에는 모두 남들에게 우러름을 받으려는 목적이 있으며, 방식을 달리해서 지위를 구걸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저의 드러난 성품을 반성하니 적그리스도와 다를 바가 없지 않겠어요? 왕전 자매가 두 자매를 교체하면서 모두에게 저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저는 내심 불편했습니다. 이 두 사람의 문제는 주로 제가 분별해 냈는데, 결국 공로는 모두 왕전 자매에게 돌아갔다고, 왕전 자매만 돋보이는 일을 하고 저는 뒤에서 아무리 많은 일을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제가 이렇게 계속 묵묵히 일만 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습니다! 저는 형제자매들로부터 우러름을 받고 그들 마음에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안간힘을 써서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겉으로는 편지를 써서 사역을 안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방식을 달리해서 사람들에게 저의 존재를 무시하지 말라고, 왕전 자매는 단지 저 대신 사역을 시행할 뿐이고 사역은 주로 제가 하고 있다고 일깨워 준 것입니다. 또, 내적 상태를 해결한다는 구실로 자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암시하면서, 저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자매의 우러름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비열한 속셈을 자매가 눈치채지 못하게 했으니, 저의 이런 성품은 정말 간사했습니다! 사실 하나님의 말씀을 보지 않았다면, 쓰기에 합당하지 않은 그 두 사람도 분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들을 교체했을 때는 사역이 이미 큰 손해를 입은 상태였습니다. 특히 그 팀장은 왕전 자매가 깨우쳐 주지 않았다면 저도 분별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중용했을 것입니다. 저는 사역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죄스러워하거나 자책하기보다는 오히려 뻔뻔하게 공을 가로챘으며, 비열한 수단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지위를 구걸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보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정말 너무 뻔뻔했습니다!
그 후 또다시 하나님의 말씀을 보게 되었습니다. 『진리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일을 할 때 하나님의 감찰을 받을 수 있다. 하나님의 감찰을 받으면, 네 마음은 올바른 것이다. 네가 늘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기 위해 일을 하고 늘 사람의 칭찬과 탄복을 받으려고 하면서 하나님의 감찰을 받지 않는다면, 네 마음속에 하나님이 있겠느냐? 그런 사람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없다. 일할 때 언제나 자기 자신을 위해 하지 말고,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마라. 또한 사람의 이익을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체면, 명예, 지위를 생각하지 마라. 먼저 하나님 집의 이익을 생각하고, 하나님 집의 이익을 제일 앞자리에 두며,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먼저 자신의 본분 이행에 불순물이 섞여 있지 않은지, 충성을 다했는지, 책임을 다했는지, 전력을 다했는지, 최선을 다해 자신의 본분 그리고 교회 사역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네가 늘 이런 것을 생각하고 잘 알면 본분을 제대로 이행하기 쉬워질 것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패괴 성품을 벗어 버려야 자유와 해방을 얻을 수 있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저는 깨달았습니다. 진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감찰을 받아들여야 하고,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릴 수 있는지, 자신의 본분을 이행했는지에만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후 형제자매에게 편지를 써서 교제할 때, 저는 의식적으로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하나님의 감찰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편지를 통해 사람들로부터 우러름을 받거나 사람들 마음에서 지위를 차지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바울이 사역할 때 교회에 많은 편지를 써서 보냈던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편지에서 예수님을 높이고 증거하지도 않고 신도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행하도록 권면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대신 항상 자신을 높이고 증거하며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일을 했고 또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았는지 얘기했습니다. 자신이 지극히 큰 사도들보다 못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을 자기 앞으로 데려왔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길을 갔습니다. 저도 형제자매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하나님을 높이고 증거하기보다는, 빙빙 돌려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저의 이런 행동은 본질이 바울과 똑같지 않습니까? 이렇게 계속 회개하지 않고 산다면 결국 바울처럼 도태되고 징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저는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저는 지위를 향한 마음이 너무 강합니다. 더 이상 지위에 얽매여 교회 사역에 손해를 끼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돋보이든 말든 오직 성실하게 제 본분을 잘 이행하기를 원합니다.’
그 후 며칠 동안, 저는 의식적으로 마음을 바로잡으며, 교회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본분을 충실히 이행하자고 스스로에게 자주 되새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천즈창 형제의 사직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직서에는 본분을 이행하면서 다른 사람과 협력하지 못하는 관계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실 이 형제의 문제는 전부터 저희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너무 교만하고 자기 주장만 고집해서,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왕전 자매가 몇 차례 교제를 해 주어도 전혀 달라지지 않다가 이번에는 의외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하니,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왕전 자매와 천즈창 형제의 문제를 논의할 때, 저는 저의 관점과 견해들을 교제하며 하나님의 말씀도 몇 구절 찾았습니다. 왕전 자매도 저의 이런 교제가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문득 ‘내가 교제한 내용으로 아무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해도, 왕전 자매가 교제를 하러 가면 뒤에서 내가 신경 쓰고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을 누가 알아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자 더 이상 논의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또 저의 이러한 마음과 생각을 하나님께서 감찰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괴로웠습니다. 왜 일이 닥칠 때마다 저는 항상 자신의 지위와 명예만 지키려고 할까요?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명예와 지위를 추구하는 결과를 조금 인식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신은 진리를 사랑하고 진리를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그의 추구 목표의 본질이 두각을 드러내기 위한 것, 자신을 과시하여 사람들의 우러름을 받기 위한 것, 개인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그의 본분 이행이 하나님께 순종하고 하나님을 만족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닌 명예와 이익, 지위를 위한 것이라면 이러한 추구는 옳은 것이 아니다. 그러면 그가 행한 것은 교회의 사역을 방해하는 것이겠느냐, 아니면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겠느냐? 명백히 방해하는 것이지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 사역을 한다는 기치를 든 채 개인적 명예와 이익, 지위를 추구하고, 자신의 경영을 하며, 자신의 작은 집단과 소왕국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본분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냐? 그들이 하는 사역은 본질적으로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며 파괴하는 것이다. 그들이 명예와 이익,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겠느냐? 우선 하나님 선민이 하나님 말씀을 정상적으로 먹고 마시며 진리를 깨닫는 일에 영향을 미치고, 하나님 선민의 생명 진입에 지장을 준다. 또한, 하나님 선민이 하나님을 믿는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하나님 선민을 곁길로 이끌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 선민을 해치고 망치게 된다. 그럼 결국 교회 사역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느냐? 교란하고, 파괴하고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람이 명예와 이익, 지위를 추구하여 초래하게 되는 결과이다. 그들의 그런 본분 이행은 적그리스도의 길을 걷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말씀ㆍ4권 적그리스도를 폭로하다ㆍ제9조(1)> 중에서) 이전에 저는 명예와 지위를 추구하는 것이 단지 개인의 생명 진입에만 관련된 문제이며, 악을 행하지만 않으면 교회 사역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왜 사람들이 명예와 지위를 추구하는 것을 그렇게 혐오하고 증오하시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읽고 나서야, 본분을 이행하면서 명예와 지위를 추구하면서 교회 이익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교회 사역과 형제자매의 생명 진입에 손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교회 사역을 가로막고 방해하게 되어 하나님께 정죄받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천즈창 형제의 문제를 논의할 때 저는 제가 돋보일 기회가 없다는 이유로 더 이상 논의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 일은, 겉보기에는 크지 않아도 본질은 꽤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만약 제가 천즈창 형제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교제로 도와주지 않는다면, 그 형제 개인의 생명 진입이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 교회 사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책임자인 저는 마땅히 형제자매들이 본분을 이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즉시 해결해서 교회 사역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지금은 중공의 체포와 박해가 심각해서, 왕전 자매는 매번 예배를 위해 외출할 때마다 체포될 위험을 무릅쓰고 있습니다. 만약 미리 충분한 준비 없이 예배에 참석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며 사역을 하고도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게 된다면, 이것은 자매를 괴롭히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어떻게 하면 문제를 빨리 해결할지도 생각하지 않고, 자매의 안위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로지 왕전 자매가 저의 공로를 가로채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정말 이기적이고, 인성이 없었습니다! 책임자로서 실제적인 사역은 하지 않고, 교회 사역이 희생되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제 지위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이는 바로 적그리스도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저 혼자 사역을 맡으면서,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최선을 다해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공의 체포 위협 때문에 외출도 못 하고, 배후에서 사역을 수행할 수밖에 없게 되자 본분도 마지못해 이행하고, 항상 왕전 자매와 경쟁하려고만 했습니다. 그제야 저는 예전에 제가 본분을 그렇게 열심히 했던 이유가 사실은 명예와 지위를 얻기 위해서임을 깨달았습니다. 오늘 이런 환경을 통해 제 안의 잘못된 속셈과 잘못된 추구가 드러나고, 저는 제때 돌아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 덕분입니다.
그 후,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보고, 실행의 길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교회의 이익을 위해, 형제자매들을 이끌기 위해 조화롭게 협력해야 한다. 서로 협력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어 더 좋은 사역의 성과를 이끌어 냄으로써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협력이고, 이런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진입한 사람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이스라엘인의 섬김을 본받아야 한다> 중에서), 『어떻게 해야 제대로 본분을 이행할 수 있겠느냐? 반드시 마음과 힘을 다해야 한다. 마음과 힘을 다하는 것은 오직 본분 이행에만 마음을 쓰고, 다른 일에 마음이 점유되지 않고 자신의 힘을 바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모든 힘을 전부 끌어내고, 자신의 자질과 은사, 특기 그리고 알고 있는 것들을 전부 발휘하는 것이다. 네게 이해 능력과 깨닫는 능력이 있고 좋은 생각이 있다면 반드시 모두와 소통해야 한다. 이것을 가리켜 조화로운 협력이라고 한다. 그러면 네 본분을 제대로 이행하고, 본분 이행에 합격할 수 있다. 너는 늘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혼자 큰일을 하며, 자신을 뽐내고 다른 이는 돋보이지 않게 하고자 하는데, 이것이 본분 이행이겠느냐? 이는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자 자신을 연출하는 것이다. 이는 사탄의 행위이지 본분 이행이 아니다. 사람에게 어떤 특기와 은사, 특별한 재능이 있든 혼자서 모든 사역을 도맡아 할 수는 없다. 반드시 조화롭게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교회 사역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 그러므로 조화롭게 협력하는 것은 본분을 이행할 때의 실행 원칙이다. 네가 온 마음과 힘을 다하고, 충성을 다해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친다면 그 본분을 제대로 이행한 것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본분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조화로운 협력이 필요하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본분을 잘 이행하려면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형제자매와 함께 협력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서로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해야 하나님께 칭찬받을 수 있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또한, 저와 왕전 자매 중 누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든, 형제자매들의 내적 상태와 어려움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비록 제가 뒤에서 하는 일하는 것을 아무도 몰라도, 제 본분을 다할 수 있고,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릴 수 있으며, 마음도 편안하고 평안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천즈창 형제의 문제에 대해 어떤 진리를 교제할지 고민하며 관련된 하나님의 말씀을 찾아 왕전 자매에게 참고하라고 주었습니다. 왕전 자매도 하나님의 말씀 몇 구절을 찾아왔는데, 모두 형제의 내적 상태에 꽤 적합한 말씀들이었고,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어서, 둘을 합치니 더욱 완전해졌습니다. 그 순간 부끄러움이 밀려왔습니다. 지금 제가 밖에 나가 사역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왕전 자매와 분명하게 교제할 수 있습니다. 저희 둘이 함께 협력하면 문제를 보다 포괄적으로 볼 수 있고, 문제 해결의 성과도 좋을 것입니다. 그럼 교회 사역에 더욱 도움이 되는 것 아닙니까? 저희 둘이 논의하고 난 후, 왕전 자매는 천즈창 형제에게 교제를 해 주러 갔습니다.
어느 날, 형제자매들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편지에는 왕전 자매의 교제를 통해 그들이 오류를 바로잡았고, 본분 이행의 성과도 예전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편지를 읽고 난 후, 저는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 문제와 오류는 모두 제가 발견한 것인데, 사람들 눈에는 왕전 자매가 다 한 것처럼 보이고, 제가 뒤에서 하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뜨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문득 제가 또다시 명예와 이익을 다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님께 자신을 저버리게 해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어떤 글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늘 자신을 뽐내면서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든다면, 이는 조화롭게 협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 무엇이겠느냐? 이는 교란하는 것이고 무너뜨리는 것이다. 교란하고 무너뜨리는 것은 사탄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 본분 이행이 아니다. … 만약 네 역량은 보잘것없지만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협력하고 올바른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올바른 마음을 갖고 하나님 집의 사역을 지킬 수 있다면, 너는 옳은 사람이다. 때로는 네가 한 마디만 해도 문제가 해결되어 모든 사람이 이로움을 얻을 수도 있고, 또 때로는 네가 진리를 한 마디 교제했을 뿐인데 모두들 실행 가능한 방법을 얻어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고,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 노력하고 모두의 관점과 의견이 통일되어 사역이 매우 큰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비록 이것이 네 역할 덕분임을 모든 사람이 기억하지는 못하고, 너 자신도 네가 큰 힘을 썼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은 네가 진리를 실행하는 사람, 원칙에 따라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나님은 네가 그렇게 하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본분 이행에 충성심이 있는 것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본분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조화로운 협력이 필요하다> 중에서) 그렇습니다. 비록 제가 뒤에서 한 일은 아무도 알지 못해도, 그것은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리기 위해 자신의 본분을 이행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아는지 모르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진리를 실행해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렸는지 여부입니다. 저는 책임자로서 문제와 오류를 발견하면, 형제자매들과 교제해 이를 바로잡아야 하고, 그것이 저의 책임이자 본분입니다. 또한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지 공을 내세울 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 저는 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 했지만, 지금은 뒤에서만 일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지배와 안배이자, 저에게도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마땅히 이에 순종해야 하고, 본분을 이행하면서 진리를 실행하는데 집중하고, 본분 이행에 합격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합니다.
이후에도 저는 사역 중에 문제를 발견할 때마다 능동적으로 왕전 자매와 논의했습니다. 가끔 형제자매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편지를 쓸 때, 제가 쓴 것임을 특별히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이 방식을 달리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높이려는 것임을 알고, 하나님께 자신의 잘못된 속셈을 저버리게 해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차분히 하고 어떻게 편지를 써야 형제자매에게 도움이 되고, 자신의 책임과 본분을 다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실행하니 마음이 훨씬 밝아지고 홀가분해졌으며, 이렇게 처신하는 것이 좋다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