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투서를 보내기 전과 그 후

한국 류양(劉陽)

2010년, 저는 교회 리더인 리(李) 씨와 자주 접촉했습니다. 그녀는 언제나 이렇게 말했죠. “그동안 하나님은 줄곧 저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셨답니다. 어떤 교회의 사역에 어려움이 생기면 리더가 저를 그쪽으로 보냈어요. 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하나님의 부탁이라고 생각하면 육을 좇을 수 없었죠. 하나님께 충성해야 하니 받아들였죠. 제가 새로운 교회에 가서 한두 번 예배드리면 단결력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던 교회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교회 생활이나 복음 사역에서도 성과를 냈어요. 가끔 난관에 부딪혀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셨고요. 무슨 일을 하든 무척 순조로웠어요. 저는 하나님의 사역이 정말 기묘하다고 생각했답니다.” 리 씨의 체험을 들으면서 저는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녀에게 책임감과 사역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죠. 한번은 예배 전에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담 몇 마디를 했는데, 리 씨가 바로 제 말을 끊으며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일분일초가 황금 같아요. 그러니 만났을 때 수다를 떨 게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교제해야죠.”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나는 꽤 많은 리더를 만나 봤지. 하지만 리 씨처럼 이렇게 열정적이고 경건하며, 열심히 진리를 추구하는 리더는 처음 보는 것 같아.’ 이렇게 그 사람을 더 우러러보고 탄복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자 새로운 것들이 보였습니다. 리 씨는 교제할 때마다 사리에 들어맞는 말을 해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녀가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 스스로를 반성하고 인식했는지,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체험했는지를 교제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그녀의 교제는 대부분 은근슬쩍 자기 자신을 높이고 과시하며, 사람들에게 자신은 교회에서 양성하고 중용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줘서 그녀를 우러러보게 하는 식이었죠. 더 심각한 것은, 리 씨가 교회 이익과 관련된 핵심적인 일에서 진리를 실행하지 않으며,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하면서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례로, 당시 리 씨의 사역을 책임지던 쑨(孫) 씨가 교회에서 제멋대로 굴며 교회 돈을 횡령하고 유용하여 적그리스도로 규정되고 출교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리 씨는 쑨 씨의 악행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또 그 일에 그녀 또한 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쑨 씨가 출교당한 뒤 반성하거나 하나님께 회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신이 쑨 씨의 악행에 일조했다는 것을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자신은 그 일에 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참여한 적도 없는 양 그 일에서 자신을 완전히 배제했죠. 저는 그제야 리 씨가 심각하게 외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리 씨는 위장에 무척 능한 데다가 높은 차원에서 설교하여 사람을 미혹했기 때문에 분별력이 없는 형제자매들은 그녀의 이름만 들어도 부러움과 숭배의 눈빛을 보이곤 했습니다. 리 씨의 태도, 그리고 그녀가 사역하고 설교한 결과를 본 저는 협력하는 형제와 함께 거짓 리더를 분별하는 원칙에 대조해 본 후, 그녀가 거짓 리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투서를 보내 리 씨의 상황을 알렸죠.

투서를 보낸 뒤, 우리는 리더가 사실을 확인하고 리 씨의 상황에 대해 알아보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어떤 회신도 받지 못했습니다. 저와 협력하는 형제는 그 일 때문에 무척 답답해하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리 씨가 신이 나서 우리와 예배드리러 와서는, 리더가 그녀를 양성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 거짓 리더를 교체하기는커녕 양성하고 중용하는 거지? 설마 우리가 진리 원칙을 몰라서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고 그녀를 잘못 고발한 걸까?’ 한 달이 넘어, 리 씨가 다시 와서는 교회에서 다시 리더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또 많은 형제자매가 그녀를 무척 좋게 평가해서 리더로 뽑으려 한다고도 했죠. 그 말에 저는 멍해졌습니다. 저는 리 씨가 간사하고 교활한 사람이라 리더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다시 편지를 써서 그녀를 고발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투서를 쓰려고 하자 고민이 됐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리 씨를 분별하지 못한 채 그녀의 거짓된 겉모습에 미혹되어 있어. 다시 투서를 썼다가 리더가 실제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 내가 리 씨의 문제점을 물고 늘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게다가 내가 투서를 쓴 걸 리 씨가 알게 되면 앙심을 품고 나를 궁지에 몰지도 몰라. 하나님 집에서 배포하는 하나님 말씀 책이나 설교 교제 등은 전부 그녀가 책임지고 배포하고 있어. 그런데 그녀한테 미움을 산다면 나를 억압하는 건 차치하더라도 나를 방치한 채 신경조차 쓰지 않고 나한테 책도, 설교 교제도 전달해 주지 않을 건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힘들 거야.’ 이런 생각이 들자 다시 고발해야 할지, 이 일에서 손을 떼야 할지 갈등이 됐습니다. 제 이익과 앞날, 운명을 떠올리자 보이지 않는 흑암 권세에 속박되고 결박당하는 기분이었죠. 한동안 갈등한 저는 억압받지 않기 위해서 타협을 선택했습니다. 리 씨를 고발하는 일을 일단 보류하기로 한 거죠. 저는 ‘어쨌든 우리는 리 씨를 분별했으니 더 이상은 그녀에게 미혹되지 않을 거야. 일단은 이대로 있자. 언젠가 하나님이 드러내시면 모두 리 씨를 분별하고 간파하게 될 거야. 그럼 자연스럽게 교체되겠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한 달 넘게 지났을 무렵, 우리에게 두 자매의 편지가 왔습니다. 리 씨가 거짓 리더라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그녀를 고발하고 싶은데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 의견은 없는지 묻는 내용이었죠. 저는 ‘지난번에 우리가 리 씨를 고발했을 때도 회신을 받지 못했어. 그런데 이번에 다른 자매들과 함께 고발한다면 윗선 리더는 우리가 무리를 지어서 리 씨를 공격하고 교회 사역을 교란한다고 하지 않을까? 그러면 교체되는 건 리 씨가 아니라 우리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협력하는 형제와 함께 두 자매에게 답장을 썼습니다. “두 분은 고발하세요. 저희는 예전에 고발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그냥 있겠습니다.” 편지를 보낸 후 저는 무척 자책이 됐습니다. 제 행동이 간사한 수작을 부리고 스스로를 보호하며 흑암 권세에 타협하고 양보한 것임을 깨달았죠. 양심의 가책을 피하기 위해 저는 또 일전의 그 핑계를 대며 위안 삼았습니다. ‘지금은 아직 리 씨를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만약 우리가 고집스럽게 그녀를 고발하여 교체하자고 한다면, 형제자매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그녀를 옹호할 거야. 형제자매들이 그녀를 분별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어.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교체되겠지.’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 리더나 적그리스도를 폭로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볼 때마다 심한 가책을 느꼈습니다. 저는 분명히 거짓 리더를 발견했으면서도 고발하거나 폭로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사탄을 용인하여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한 것 아닐까요? 특히 우리를 접대하는 형제자매들은 모두 리 씨를 숭배하고 있었습니다. 리 씨가 보이는 거짓 리더의 모습을 폭로하면 그들은 분별하기는커녕 우리에게 반감을 갖고 질책하며, 우리가 리 씨를 공격한다고 생각하겠죠. 거짓 리더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심하게 미혹한 것을 보면서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형제자매들이 그녀에게 미혹되고 해를 입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거짓 리더는 하나님 선민의 생명 진입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자 장애물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리 씨가 되도록 빨리 교체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투서를 다시 써서 그녀를 고발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우리를 접대하는 형제자매에게 미움을 사지 않으려고 더는 리 씨의 모습을 폭로하지 못했죠. 제 마음은 큰 가책과 참소를 받았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하고 무능할까? 거짓 리더가 교회 사역을 교란하는 것을 보고도 겁이 나서 고발하지 못하고, 솔직한 말 한마디 마음대로 못 하다니. 나는 사탄의 노예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부담을 생각하고 교회의 증거를 수호한다고 말하는데, 누가 하나님의 부담을 생각했느냐?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라. 네가 하나님의 부담을 생각하는 사람이냐? 너는 하나님을 위해 공의를 실행할 수 있느냐? 나를 위해 일어나 말할 수 있느냐? 진리를 확고부동하게 실행할 수 있느냐? 사탄의 모든 행위에 용감하게 맞서 싸울 수 있느냐? 나의 진리를 위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탄을 폭로할 수 있느냐? 내 마음이 너에게서 만족을 얻도록 할 수 있느냐? 결정적인 순간에 네 마음을 내놓았느냐? 너는 내 뜻대로 행하는 사람이냐? 스스로 많이 자문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아라.(<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13편> 중에서) 하나님의 구구절절 질문 앞에서 저는 부끄럽고 창피했습니다. 평소 저는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느니, 하나님을 위해 굳게 서야 한다느니 하며 구호를 외쳐댔고, 늘 진리를 실행하고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리겠다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이 임해 제가 나서서 교회 이익을 지켜야 할 때가 오자 저는 자라처럼 목을 움츠렸습니다. 또 거짓 리더를 발견하면 제때 고발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제가 억압받고 교체될까 봐 두려워 다시 고발할 용기를 내지 못한 채 그녀가 계속 형제자매를 해하고 미혹하도록 내버려두었습니다. 더 슬픈 것은, 저를 접대하는 형제자매가 리 씨에게 미혹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이 거짓 리더를 분별하도록 돕기는커녕 제 안위만 살피면서 리 씨를 폭로했다가 형제자매의 심기를 거슬러 더는 접대를 받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리 씨가 보인 거짓 리더의 모습에 대해 함구했죠. 저는 정말 너무도 이기적이고 비열한 인간이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신 모든 것을 누리고, 형제자매들에게 접대와 보살핌을 받았으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았고, 교회 사역을 지키지도 않았습니다. 거짓 리더가 교회에서 권력을 잡고 교회 사역을 교란하도록 내버려둔 채 신경조차 쓰지 않았죠. 이런 제게 양심이나 이성이 있을까요? 저는 하나님 앞에 살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 후, 저는 하나님 말씀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집은 진리를 행하지 않는 자들과 고의로 교회를 무너뜨리는 자들을 남겨 두지 않는다. 단, 지금은 사람을 출교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므로 마지막에 드러내고 도태시킬 것이다. 그런 자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공을 들이지 않겠다. 사탄이라면 진리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고, 진리를 구하는 사람이라면 진리의 편에 설 것이다. 진리를 행하지 않는 사람은 진리의 도를 들을 자격도, 진리를 증거할 자격도 없다. 진리는 결코 그들을 향해 말한 것이 아니라, 진리를 행하는 사람에게 말한 것이다. 모든 사람의 결말이 드러나기 전까지, 교회를 교란하고 사역을 방해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리는 유보하겠다. 사역이 끝날 때 그들을 하나하나 드러낸 후 도태시킬 것이다. 진리를 공급하는 기간에는 일단 그들을 상대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진리를 사람에게 분명히 알려 준 후에는 사람을 도태시킬 것이다. 그때가 곧 각기 부류대로 나뉘는 때이다. 분별력이 없는 자들은 자신들의 잔꾀로 인해 악인의 손에 멸망할 것이고, 악인에게 속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마땅히 그렇게 처리해야 한다. 그들은 진리를 사랑하지 않고 진리의 편에 서지 않았으며 악인을 따르고 악인의 편에 서서 악인과 연합하여 하나님을 대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악인들이 퍼뜨리는 것이 악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뻔뻔스럽게 진리를 등지고 악인을 따라갔다. 진리를 행하지 않고 멸망의 가증한 짓을 하는 자들은 전부 악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들 중에는 ‘왕’ 행세를 하는 자가 있고 부화뇌동하는 자가 있지만, 하나님을 대적하는 본성은 모두 같지 않으냐? 그들이 무슨 핑계로 하나님이 자신들을 구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또 무슨 핑계로 하나님이 공의롭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그들의 악행이 그들을 파멸시킨 것이 아니더냐? 그들의 패역이 그들을 지옥으로 끌고 간 것이 아니더냐? 진리를 행하는 자는 최종적으로 진리로 인해 구원받고 온전케 될 것이고, 진리를 행하지 않는 자는 결국 진리로 인해 자멸할 것이다. 이는 진리를 행하는 자와 행하지 않는 자의 결말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진리를 행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경고> 중에서) 제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서 폭로한, 진리를 행하지 않는 사람이자 하나님이 증오하시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스스로를 지키고 보호했습니다. 리 씨가 거짓 리더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원칙을 지키며 고발하고 폭로할 용기를 내지 못했죠. 이는 사탄에게 무릎을 꿇고 사탄과 한패가 된 것 아닐까요? 표면적으로 볼 때, 저는 리 씨의 편에 서서 그녀를 지켜 주지는 않았지만, 거짓 리더를 고발하거나 폭로하지 않은 채 그녀가 교회에서 형제자매들을 미혹하고 기만하며 교회 사역을 교란하고 방해하게 내버려두었습니다. 이런 행동 자체가 사탄의 편에 선 것이었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악인들이 퍼뜨리는 것이 악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뻔뻔스럽게 진리를 등지고 악인을 따라갔다. 진리를 행하지 않고 멸망의 가증한 짓을 하는 자들은 전부 악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나님의 말씀에서 폭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또 “나와 함께 아니하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요 나와 함께 모으지 아니하는 자는 헤치는 자니라(마 12:30)라는 예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과 사탄의 싸움에서 사람이 하나님 편에 서지 않으면 바로 사탄의 편에 서는 것입니다. 중립적인 입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짓 리더를 고발하는 일에서 머리를 굴리며 중립을 선택해 제 안위를 챙기고자 했습니다. 이는 사탄의 편에 서서 하나님을 배반한 것 아닐까요? 또 저는 많은 사람이 리 씨를 분별하지 못하니 하나님이 그녀를 철저히 드러내실 때까지 기다리면 때가 됐을 때 자연히 교체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생각이지만, 사실 이는 책임을 회피한 것이고, 진리를 실행하지 않는 자신을 위해 핑계를 찾은 것에 불과했죠. 저는 하나님이 드러내시기만을 기다렸을 뿐, 제 책임을 다해 리 씨를 폭로하고 고발하지 않았습니다. 그 본질은 바로 거짓 리더가 악을 행하며 교회 사역을 교란하는 것을 용인해 준 것입니다. 저를 거짓 리더의 공범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여기까지 생각하자 몹시 이기적이고 비열하며 나약하고 무능한 스스로가 증오스러웠습니다. 저는 정말 못난 인간, 개보다 못한 인간이었습니다! 저는 정(正)과 사(邪)의 전쟁에서 조금도 증거하지 못했으니 하나님께 증오받아 마땅합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고 회개하며, 거짓 리더와 적그리스도의 흑암 권세에서 벗어나 하나님 편에 서고, 사탄의 세력을 부정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하나님께 구했습니다. 저는 증거 자료를 더 모아 리 씨를 고발하는 투서를 쓸 생각이었지만, 제가 고발하기 전에 교회에서 먼저 조사를 거쳐 리 씨가 적그리스도의 길을 걷는 거짓 리더임을 밝혀 내고 그녀를 교체했습니다. 나중에야 저는 다른 한 거짓 리더가 처음에 우리가 쓴 투서를 방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리더 또한 실제적인 사역을 하지 않아 교체되었죠. 이 소식을 들은 저는 무척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자책과 죄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이번 일에서 저는 사탄의 노예 역할을 하면서 교회 사역을 지키지도, 굳게 서지도 못했으니까요.

리 씨가 교체된 후, 새로 온 자매가 잠시 교회 사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 일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 달쯤 지났을 때, 협력하던 형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리 씨가 교체된 후에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새로 선발된 리더는 거짓 리더’라는 낭설을 유포한다는 거였죠. 또 리 씨는 사람들이 자신을 동정하도록 미혹하는 한편, 자기편에 서도록 회유해 새로 선발한 리더를 파면하고 리더 자리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얘기를 전해 듣고 마음이 조급해진 저는 부랴부랴 악행을 저지르는 리 씨의 행동에 대해 리더에게 알릴 방법을 찾았습니다. 마침 새로 임명된 교회 리더 역시 윗선 리더에게 리 씨의 상황을 보고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떻게 해야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죠. 저는 글쓰기에 재주가 좀 있는지라 대신 투서를 써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투서 작성을 마쳤는데 협력하는 형제가 갑자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이름도 넣죠.” 순간 멍해진 저는 생각했습니다. ‘리 씨는 음험하고 악독한 데다가 사람들을 미혹하는 데 재주가 있어. 만약 이번에 고발하는 데 실패해 리 씨가 권력을 되찾아 다시 리더가 된다면, 그동안 권력을 남용하며 사람들을 출교시킨 리 씨의 행태를 보면 다시 권력을 잡는 순간 우리를 교체할 게 뻔해. 더 심하면 출교시킬 수도 있고. 하지만 이름을 넣지 않으려니 좀 그렇고. 우리가 투서를 대필해 줬으니까.’ 한참 생각한 저는 “그럼 대필자 신분으로 서명하죠.”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저는 가능한 한 선을 긋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억압받더라도 정도가 약할 테니까요. 그러자 협력하는 형제가 저를 책망하며 말했습니다. “이름 하나 적는 게 뭐가 그리 어렵습니까? 정말 간사하군요!” 그의 말은 단번에 제 아픈 곳을 찔렀습니다. 저는 더 이상 스스로를 지키며 간사한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땅히 진리를 실행하며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 후, 저는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나는 왜 하나님 집의 이익과 관련해서 입장을 밝혀야 할 때만 되면 항상 두려워하고 위축되며 스스로를 지키려 하는 걸까? 이건 대체 어떤 본성에 지배된 거지?’ 저는 다음과 같은 하나님 말씀을 보았습니다. 『사탄은 국가 정부, 유명 인사와 위인들의 교육과 가르침을 통해 사람을 패괴시키며, 그들의 허튼소리는 사람의 생명 본성이 되었다.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라는 말은 사탄의 명언으로, 이미 모든 이의 내면에 침투해 생명이 되었다. 이 밖에 처세 철학에 관한 말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탄은 각국의 전통문화를 이용해 사람을 교육하고 미혹하고 패괴시킴으로써 끔찍한 재난의 망망대해로 빠뜨리며, 사람은 결국 사탄을 섬기고 하나님을 대적하여 하나님께 멸망당하고 만다. 사회에서 수십 년간 공직에 있었던 사람에게 “당신은 관직에 오르고 벼슬길이 그렇게 형통하신데, 당신을 그렇게 만들어 준 명언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본다면 그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한 가지만 알고 있습니다. 바로 공직에 있으면 뇌물 주는 자를 꾸짖지 않는다는 것과 아부 없이는 되는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사탄 철학인 이 말에 기대어 관직에 올랐다. 이 말이 그 사람의 본성을 대변하지 않겠느냐? 공직에 오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그의 본성이 되었고, 관직에 올라 사업을 이루는 것은 그의 목적이 되었다. 사람의 삶과 행위, 사람됨에는 아직도 사탄의 독소가 많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처세 철학, 일 처리 방식, 사람의 좌우명에는 모두 큰 붉은 용의 독소가 가득하며, 이것들은 모두 사탄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사람의 뼛속과 핏속에 흐르는 것은 모두 사탄의 것이다. … 인류는 사탄에 의해 심하게 패괴되었고, 모든 사람의 혈액 속에 흐르는 것은 사탄의 독액이다. 사람의 본성이 패괴되고 사악하고 불온적인 것이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고, 사탄의 철학과 사탄의 독소로 점철되고 뼛속까지 물들어 완전히 사탄의 본성 본질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하나님을 대적하고 적대시하는 것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사람의 본성을 어떻게 알아야 하는가>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읽고 나서야 제가 거짓 리더나 적그리스도와 정면으로 부딪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그것은 제가 일을 하거나 남들과 어울릴 때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 “일을 하나라도 적게 만들다.”, “명철보신이 살길이다.”, 그리고 “각자 자기 집 문 앞의 눈을 치우고, 남의 기와의 서리는 신경 쓰지 마라.” 등의 사탄의 논리와 법칙, 처세 철학으로 살아가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탄의 독소로 살아가면서 너무도 이기적이고 비열하며 나약하고 간사하게 굴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가장 먼저 제 이해득실을 따졌고요. 처음 리 씨를 고발할 때도 스스로를 지키려는 마음 때문에 고발할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리 씨가 당을 지어 교회에서 권력과 지위를 다투며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는데도 일어나 진리를 실행할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자라처럼 목을 움츠리고 있었습니다. 자칫 머리를 들었다가 거짓 리더나 적그리스도에게 들켜서 괴롭힘 당할까 봐 두려워하면서 말이죠. 명목상으로는 하나님을 믿고 따르고 있었지만, 제 마음속에는 하나님의 자리가 없었으며, 심지어 하나님 집을 이방인들의 사회처럼 생각했습니다. 하나님 집에는 공평도 공의도 없으니 매사에 조심하고 신중하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억압받고 괴롭힘 당할 거라고 생각했죠. 이런 관점은 그야말로 하나님에 대한 모멸이자 모독이었습니다! 하나님 집은 사회가 아닙니다. 사회에서는 사탄이 권력을 잡고, 악인이 정권을 잡고 있으니 좋은 사람들은 괴롭힘과 억압을 마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집에서는 그리스도가 권세 잡고 진리가 권세를 잡고 있습니다. 거짓 리더나 적그리스도는 하나님 집에 아예 발을 붙이지 못하죠. 하나님의 선민들이 진리를 깨달아 분별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그들은 고발되고 폭로되어 제거되고 내쳐질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공의지요. 하나님은 “악인은 반드시 징벌받을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 중에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바로 진리이자 하나님이 이루신 사실입니다. 저는 또 거짓 리더나 적그리스도들이 교체되거나 출교당한 사례를 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공의 아닐까요? 하지만 저는 이익에 완전히 눈이 멀어 어떻게 해야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지만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하나님 말씀을 믿지 않았고, 하나님의 신실함과 공의로움을 믿지 않았으며, 일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이방인들과 같았으니 이는 바로 불신파의 모습 아닐까요? 만약 제가 계속 사탄의 철학으로 살아가면서 진리를 실행하지 않고 교회 사역을 지키지 않는다면 마지막에 하나님께 정죄되고 내쳐지겠죠. 이러한 것을 깨닫자 리 씨를 고발하는 일에서 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언젠가 정말 거짓 리더, 적그리스도에게 억압받고 출교당할지라도 거기에도 제가 배워야 할 공과와 하나님의 아름다운 뜻이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생각한 저는 담담하게 투서에 서명했습니다. 그 순간, 마음이 더없이 평온하고 편안해지면서 뿌듯함까지 들었습니다. 제가 마침내 제대로 한 번 일어나 사람다운 사람이 되었구나 싶었죠.

투서를 보내고 한 달쯤 지나자 드디어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리 씨가 많은 악행을 저지르고도 회개하지 않아 적그리스도로 규정되고 교회에서 출교되었다는 소식이었죠. 리 씨를 따르며 악을 행하고 교회 사역을 교란하던 악인들도 함께 출교되었고요. 그 밖에 회개하는 모습을 보인, 악인이 아닌 자들은 계속 교회에 남아 회개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몇 달 동안 이어진 혼란이 드디어 끝나자 교회 생활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결과를 보며 저는 무척 안도하는 한편, 자책과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거짓 리더, 적그리스도를 고발하는 일에서 저는 이기적이고 비열하게 굴면서 스스로를 지켰으며, 심지어는 하나님의 공의에 대해, 그리고 하나님 집에서는 진리가 권세를 잡는다는 사실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으니까요. 또 하나님에 대해 불신의 성분도 많이 보였고요. 저는 너무도 패괴된 사람이며, 하나님께 빚진 것 또한 많았습니다. 저는 나중에 또 이런 일이 임하면 그때는 반드시 하나님 편에 서겠노라 다짐했습니다.

4년 후, 저는 또 비슷한 사건을 맞닥뜨렸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리더인 왕(王) 씨를 포함한 세 명이 늘 글귀와 도리만 늘어놓으며 실제적인 사역을 하지 못해 거짓 리더로 규정되고 교체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 교회에서는 임시로 두 명의 리더를 보내 사역을 책임지게 했고요. 두 자매가 오고 얼마 후, 왕 씨는 “우리 교회는 구제미를 먹지 않을 것이다.”라는 궤변을 퍼뜨렸습니다. 즉, 외부에서 보낸 두 자매를 리더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이었죠. 그들은 빌미를 잡아 두 자매에게 공세를 펼치는 한편, 형제자매들을 끌어들여 자신들 편에 서게 한 후, 함께 두 자매를 파면해 달라는 투서를 썼습니다. 얼마 후, 그들은 저를 찾아와 고발에 참여해 달라고 했죠. 저는 그들이 작성한 투서에 나열된 악행의 예시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것들은 정상적인 패괴 표출이니 악행이라고 하기는 힘들었고, 어떤 것들은 과장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근거 없는 이야기, 사실을 왜곡한 거짓말도 있었죠. 하지만 규정짓는 그들의 말은 매우 과장되어 함부로 정죄하고 있었으며 또 몹시 잔인했습니다. 저는 그들이 투서를 쓴 목적이 교회 사역을 지키고 거짓 리더를 제거하며 하나님의 선민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권력을 빼앗아 다시 교회 리더 자리에 앉고 교회와 하나님의 선민을 통제하려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자들은 적그리스도였죠! 저는 발을 빼려고 했습니다. 팀장도 그들에게 미혹되어 고발에 동참했는데, 평범한 신자에 불과한 제가 그들 중 누구한테라도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또 4년 전에 적그리스도 리 씨를 고발하고 제거할 때 간증이 없었던 일이 떠올라 이번에도 피하거나 위축돼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변 형제자매들과 교제해 투서를 쓴 사람의 진짜 속셈과 목적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고 그들에 대해 분별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권력을 다투면서 저지른 악행을 교회에 고발하며 폭로했고요. 교회에서는 조사를 통해 그들이 적그리스도임을 확인하고 교회에서 출교했습니다. 적그리스도들을 출교한다는 공지문에서 제가 제공한 증거를 봤을 때, 저는 몹시 기쁘고 또 위안이 됐습니다. 이 일에서 작은 책임이나마 다할 수 있어 무척 영광스러웠죠.

체험을 통해 저는 하나님이 더없이 지혜롭게 사역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거짓 리더, 적그리스도가 교회에 나타나도록 허락하심으로써 제가 분별력을 키우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적그리스도를 드러내고 출교해 제가 하나님의 공의 성품에 대해 인식하고, 하나님 집은 그리스도가 권세 잡고 진리가 권세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께 더 큰 믿음을 갖게 해 주셨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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