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더는 명예와 지위에 얽매이지 않다
링신은 사람 한 명 없는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습니다. 이때는 엄동설한으로 가장 추운 시기였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뼈를 에는 듯했고, 링신의 몸은 계속 떨렸으며 마음은 매우 불안했습니다. 이번에 양육 담당자들과 함께 예배드리러 가는 데 그중 두 형제가 사역에 진지하게 임하고 문제를 깊이 탐구하는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링신은 조금 걱정되었습니다. ‘난 나이도 어리고 이제 막 책임자로서 훈련받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 하면 어쩌지? 그럼, 체면을 구기지 않을까?’ 링신은 최대한 천천히 자전거를 몰고 싶었지만, 계속해서 불어오는 차디찬 바람은 링신이 길에서 지체할 수 없게 했고, 결국 링신은 속도를 높여 예배 장소로 향했습니다.
맞이의 집에 도착한 후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예배를 통해 사역을 파악했습니다. 그 후 본분을 이행하며 받는 고통의 의미에 대해 교제하다가 링신은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양육 담당자인 쑤루이 형제가 듣고 이렇게 교제했습니다. “본분을 이행하면서 고통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통의 의미를 깨닫는 것 외에도 안일함을 탐하는 것이 어떤 패괴된 성품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석해야 합니다. 저도 예전에 본분을 이행할 때 육을 좇아 고통받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하나님의 말씀을 보고 나서야…” 이 말을 들은 링신은 쑤루이가 마치 자신에게 교제해 준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습니다. ‘쑤루이가 내 부족함을 알아챈 걸까? 나라는 이 책임자가 별로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생명 진입이 이렇게 얕으면서 자신들에게 교제해 준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링신은 조금 가시방석에 앉은 듯했습니다.
오후 내내 형제들은 여러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링신은 계속 고민하느라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습니다. 그때 쑤루이가 한 가지 문제를 제시했는데, 링신이 제대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교제가 끝난 뒤에도 쑤루이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모두가 침묵했습니다. 시곗바늘이 계속 흘러갔고, 조용히 걷는 소리마저 그때는 아주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지금 우리가 뭘 기다리고 있는 거죠?” 또 다른 형제인 리양이 침묵을 깼습니다. 쑤루이가 그 말에 이어 “책임자의 교제를 기다리는 거죠. 이 문제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교제하지 않았잖아요.” 링신은 민망한 듯이 웃으며 애써 침착한 척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 중이에요.” 하지만 마음속은 이미 혼란스러웠고 조급했으며 초조함이 밀려왔습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그러면 정말 체면을 구기는 거잖아!’ 다행히 잠시 후 사람들은 서로 한마디씩 교제했고,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링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컴퓨터 시계를 보니 이미 시간이 꽤 늦어 급히 소지품을 챙긴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습니다.
돌아올 때는 이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 희미한 석양마저 점차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남은 것은 울적함과 낙담이 가득한 링신의 얼굴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형제들은 나를 완전히 꿰뚫어 봤을 거야.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는데 결과가 이럴 줄이야. 나라는 책임자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생명 체험도 얕은 데다가 업무 능력도 별로라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그들은 왜 그렇게 질문이 많은 거야? 조금만 덜 물어보면 안 되는 거야?’ 링신은 속으로 원망하며 ‘앞으로 그 팀에는 가지 말아야겠어. 자주 갈수록 창피한 일만 많이 생길 거야. 어차피 협력하는 자매도 있으니까 그 자매에게 가라고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사건이 있고 난 뒤 링신의 마음은 오랫동안 해방감을 얻지 못했고, 양육 담당자 예배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만 들리면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패괴된 성품에 산다는 것을 깨닫고, 링신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내적 상태에 대한 하나님 말씀을 찾아 먹고 마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피조물 본연의 위치에 서서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쉬우냐? (쉽지 않습니다.) 어떤 면이 어렵겠느냐? 사람은 항상 자기 머리에 많은 후광과 감투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한 자처하고 있는 위인과 초인의 신분과 지위 및 위선적이고 거짓된 행동과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네가 이런 것들을 내려놓지 않고 언행이 항상 이런 것들에 속박받고 통제받는다면 너는 하나님 말씀 실제에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고, 이해하지 못하는 일에서 급히 알려고 하지 않고 자주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고 진실한 마음을 바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너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네 지위와 감투, 신분과 같은 것들이 바로 거짓되고 실속 없는 것이며, 하나님 말씀과 어긋나고 대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너를 결박하기 때문에 너는 하나님 앞으로 나아올 수 없다. 이런 것들이 네게 무엇을 가져다주느냐? 위선에 능하게 만든다. 남들이 우러러보고 탄복하도록 이해한 척, 똑똑한 척, 위인인 척, 유명인인 척, 능력 있는 척, 지혜로운 척, 심지어 무엇이든 알고, 무엇이든 할 줄 알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척하게 만든다. 다들 일만 생기면 널 찾고, 의지하며, 앙망하게 되니 이렇게 하는 것은 제 발로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너희가 말해 보아라,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기분이 좋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하지 못하고, 간파하지 못했으면서 간파하지 못했다고 말하지 못한다. 분명 자신이 잘못했으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속으로는 죽도록 괴로우면서 “이번엔 정말 제 잘못입니다. 제가 하나님께 죄송하고 형제자매에게 폐를 끼쳤고 하나님 집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어요. 하지만 그 자리에서 인정할 용기가 나지 않아요.”라고 말하지 못한다. 어째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하겠느냐?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형제자매가 내게 준 명성, 후광, 나에 대한 그들의 우러름, 신뢰, 더욱이 오랫동안 쌓아 온 간절한 기대를 헛되게 할 수는 없어. 그러니 나는 계속 그런 척해야 해.’ 이렇게 가식을 떠는 게 어떠냐? 위인이나 초인이 되었기에 형제자매가 무슨 일이든 너를 찾아와 상담하고 자문을 구하며 심지어는 네게 간구까지 하려 할 것이다. 마치 네가 없이는 살 수 없을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너는 속으로 괴롭지 않겠느냐? 물론 괴로워하지 않는 사람도 일부 있을 것이다. 적그리스도는 괴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에게 지위가 있으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대단히 기뻐할 것이다. 하지만 대개 정상적인 사람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 같으면 괴로워한다. 자신이 남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평범한 사람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실제적인 사역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교회 사역을 지체하고 하나님의 선민에게 지장을 주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 이런 사람이 바로 이성적인 사람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하나님의 말씀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기초이다> 중에서) 링신은 하나님의 말씀을 곱씹으며 자신이 명예와 지위에 집착하며 살아왔고, 늘 자신의 책임자 지위와 신분을 지키는 것에만 몰두했음을 깨달았습니다. 돌이켜보면, 링신이 책임자가 아니었을 때는 진리를 교제할 때든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때든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탐구할 때 아무런 부담이 없었습니다. 깨달은 만큼 이야기했고, 잘못 이야기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이해하지 못해도 긴장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생명 진입이 얕고 일부 원칙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때면 더 많이 교제하고 구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 나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습니다. 링신은 책임자가 되었으니 어쨌든 형제자매보다 나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진리 교제에도 깊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사역 능력도 너무 부족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제시한 문제는 모두 교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야 형제자매들이 자신을 얕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예배에 갔을 때 진리 교제에 있어 부족한 점이 쑤루이에 의해 드러나고, 꿰뚫어 보지 못한 문제가 생기자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고, 온통 자신의 체면과 지위만 생각하고, 좌불안석이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양육 담당자 예배에 가면 더 창피당할 것을 걱정하면서 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부족함과 모자람을 감추어 책임자의 이미지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링신은 최근 자신이 스스로를 지나치게 높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부족함이 없는 높은 사람인 척을 하려고 했습니다. 정말 너무 교만하고 스스로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링신은 이제 막 책임자가 되었으니, 문제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문제와 어려움을 통해 링신에게 훈련할 기회를 주신 것이니 링신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도망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열심히 진리 원칙을 구하여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봐야 합니다. 도망치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링신은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요구를 봤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급히 알려고 하지 말고, 자주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고 진실한 마음을 바쳐라.』(하나님의 교통 중에서) 링신은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깨닫지 못하는 일에 있어서 더 자주 하나님의 앞으로 와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구하기를 바라십니다. 하지만 링신은 명예와 지위에 단단히 얽매여, 체면과 지위를 지킬 생각으로 가득 찼고,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도 문제를 해결하고 사역을 추진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형제들이 사역을 진심으로 구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자신이 진리를 깨닫지 못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면서 질문이 많다며 사람들을 원망하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것들을 깨달은 링신은 계속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실행의 길을 찾았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말해 보아라, 어떻게 해야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이 될 수 있겠느냐? 어떻게 해야 위인이나 초인이 되지 않고 하나님이 말씀한 대로 피조물의 자리에 제대로 설 수 있겠느냐?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실행해야 하겠느냐?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겠느냐? … 먼저, 감투나 금고아를 쓰고 “나는 리더야. 나는 팀장이야. 나는 책임자야. 나는 이 업계에서 가장 정통하고 기술이 뛰어난 사람이야.”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만든 이러한 감투에 가려져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에 가려지는 순간, 그것은 너의 손발을 옭아맬 것이며, 네 말과 일 처리, 그리고 네 정상적인 사유와 판단에 영향을 줄 것이다. 너는 이러한 지위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먼저 너의 그 직함, 위치에서 내려와 평범한 위치에 서야 한다. 그럼 정상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또한, ‘나는 이 일을 할 줄 모르고, 저 일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 그러니 찾아보고 배워야겠어.’, ‘나는 이 일을 겪어 본 적이 없어서 할 줄 몰라.’라고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마음속 말, 솔직한 말을 할 수 있으면 이성적이고 정상적이다. 사람들이 진실한 너를 알게 되면 너에 대한 시선도 정상적일 것이며, 너 또한 위장하거나 큰 압박감을 느낄 필요 없이 사람들과 정상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살면 마음이 무척 가볍고 자유롭다. 사는 게 너무나 피곤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다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위장하지 말고 포장하지도 마라. 먼저 네 마음속 말, 진실한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아 모두가 알고 이해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너와 사람들 사이의 거리감이나 의심, 네 마음속 고민이 전부 사라질 것이다. 이 밖에, 너를 속박하는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너는 늘 자신이 팀장이나 리더 일꾼, 직함과 지위, 신분이 있는 사람이니 네가 이 일은 잘 모르고 저 일은 할 줄 모른다고 말한다면 이는 자기 비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네가 이러한 심리적 속박에서 벗어나고 자신이 리더 일꾼이라고,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남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며, 어떤 부분에서는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며, 이런 마음가짐으로 진리를 교제하고 사역에 관련된 일들을 교제하면 성과도,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다. 만약 네가 늘 마음속에 근심을 품고 압박과 속박을 느끼며, 이러한 것들을 내려놓고 싶지만 그게 어렵다면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하며 자신을 반성해 보아라. 그리하여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진리에 공을 들여 진리를 실행하면 성과가 날 것이다. 절대 지위에 서거나 직함을 내세우면서 말하거나 행동해서는 안 된다. 먼저 그것들을 한쪽에 제쳐 놓고 자신을 평범한 사람의 위치에 놓아라.』(<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하나님의 말씀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기초이다> 중에서) 링신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먼저 책임자의 지위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은 본디 다른 사람과 같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다만 이행하는 본분이 다를 뿐입니다. 책임자가 된 지금은 단지 책임이 더 많아졌을 뿐, 본인의 분량은 기존과 다르지 않습니다. 책임자가 되었다고 분량이 커지거나 여러 방면에서의 진리가 더 밝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실제적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토록 오랜 시간 양육 본분을 해왔으니, 형제자매들도 자신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링신은 스스로 높은 사람인 척을 하려고 했습니다. 이는 스스로를 속이며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링신은 책임자의 직책을 내려놓고 자신의 부족함을 직시하며, 깨닫지 못한 부분은 다른 사람과의 교제 혹은 탐구를 통하거나 스스로 진리를 구해 해결해야 하고, 모든 드러남을 생명 성장의 좋은 기회로 여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날이 서서히 따뜻해졌고, 바람도 점차 온화해졌습니다. 링신은 무거운 겉옷을 벗었고, 마음도 가벼워진 듯 편안해졌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링신은 또 설교문 사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형제자매 중에는 이미 설교문을 써본 사람도 있고, 수년간 복음을 전하며 풍부한 경험을 가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를 보며 링신은 속으로 계속 감탄했습니다. ‘나보다 잘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이야? 내가 어떻게 이 사역을 담당할 수 있겠어?’ 링신은 골치가 아팠고 자신이 사역을 지도하지 못하면 형제자매들이 반발하며 “당신이 책임자라면서 어떻게 이 정도 수준으로 책임자를 합니까?”라고 말할 것이 두려웠습니다. 성과가 좋지 않아 교체된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겠습니까! 링신은 억눌림과 걱정 속에 살았습니다.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흘렀습니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며칠간 계속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제출한 설교문 품질이 그리 좋지 않자, 링신은 형제자매에게 원칙을 교제해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지난번 예배 때 나는 한 구석에 앉아 사람들이 교제하는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몇 마디 끼어들지도 못해서 굉장히 난처했었어. 형제자매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도 모르는데, 이번에 가서 어떤 문제도 해결해 주지 못하면 어쩌지? 그냥 가지 않는 게 낫겠어. 그러면 창피당할 일도 없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링신은 창밖을 바라봤고,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링신은 직접 가서 그들과 예배드리지 않더라도 편지로 교제할 수 있으니 가든 안 가든 똑같은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 삼았습니다.
어느 날, 리더는 링신과 예배 약속을 잡았습니다. 사역을 파악한 후 리더는 링신이 본분 이행에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실질적으로 사역을 파악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설교문 품질이 나쁘다고 지적했습니다. 링신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체면과 지위만을 생각하느라 사역을 지체한 자신이 미웠습니다. 곧이어 리더는 하나님의 말씀 일부를 찾았고, 그중 한 문단이 링신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나든, 너의 자질과 학식이 높든 낮든 네가 얼마나 많은 구호를 외칠 수 있고 얼마나 많은 글귀와 도리를 알 수 있는지를 보지 않는다. 또한 네가 하루 종일 얼마나 바쁘고, 얼마나 피곤함에 지쳐 있는지,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녔는지, 얼마나 많은 교회를 방문했는지,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감수했고,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를 보지 않는다. 이런 것은 보지 않는다. 오직 네가 사역지침에 따라 사역하는지, 사역지침을 정확하게 시행하는지, 또한 네가 리더를 하는 동안 자기 책임인 모든 구체적인 사역에 참여했는지, 실제적인 문제를 대체 얼마나 많이 해결했는지, 너의 인도와 지도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리 원칙을 깨달았는지, 교회 사역이 얼마나 발전하고 진전되었는지, 바로 이런 성과를 이루었는지를 본다. 네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역을 하든, 네가 높은 곳에서 명령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항상 사역을 점검하고 지도하는지를 본다. 또한 네가 본분을 이행할 때 생명 진입이 있는지,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할 수 있는지, 진리 실행의 증거가 있는지, 하나님 선민의 실제적인 문제를 처리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등도 본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리더 일꾼이 직책을 다하고 있는지를 심사하는 기준이다. 이런 기준이 실제적이지 않으냐? 사람들에게 공평하지 않으냐? (공평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다 공평하다. 네 학력이 어떠하든, 네가 젊은이든 아니면 노인이든, 네가 하나님을 몇 년을 믿었든, 경력이 얼마나 오래되었든, 네가 하나님 말씀을 얼마나 많이 읽었든 이런 것들은 다 중요하지 않다. 네가 리더로 선출된 후 교회 사역을 어떻게 했는지, 성과는 어떠한지, 효율은 어떠한지, 각종 사역이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진전되며 지체되지 않는지가 중요하다. 리더 일꾼이 직책을 다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때 주로 이런 것들을 심사한다.』(<말씀ㆍ5권 리더 일꾼의 직책ㆍ리더 일꾼의 직책(9)> 중에서) 하나님께서 리더 일꾼에게 맡기신 직무는 형제자매들이 진리 원칙을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고 하나님 집의 사역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추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겉으로 얼마나 고통받았는지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시며 본분 이행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는지, 책임을 다했는지를 보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링신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책임자가 된 이후 실제 사역을 얼마나 했지? 발견한 문제는 모두 해결했나? 사역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나? 앞으로 나아간 것이 있었나?’ 하지만 링신은 하나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리더 일꾼으로서 사역 성과가 나쁘면 성과가 떨어지는 이유를 실질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패괴된 성품 속에 사는 것이 문제인지, 원칙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문제인지를 파악한 후에 그것에 맞게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링신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들킬 것이 두려워 편지로 대략 원칙만 교제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고, 사역 성과도 시종일관 좋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자신이 실제 사역을 하지 않아 초래한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예배가 끝난 후 링신은 곧바로 서둘러 설교문을 작성하는 형제자매들과 예배드리러 갔습니다. 세세한 부분을 파악한 후 사람들이 원칙에 따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링신은 일부 원칙을 찾아 사람들과 함께 교제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품질이 꽤 훌륭한 설교문을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링신은 매우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후회되었습니다. 자신이 좀 더 빨리 이 사역의 문제들을 해결했다면 이렇게 많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애초에 자신은 왜 체면을 내려놓지 못했을까요? 왜 진리를 실행하는 게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요? 링신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하나님 말씀을 또 찾아 읽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적그리스도는 매일 오직 명예와 지위를 위해서 살아가며, 지위의 복을 누리기 위해서 살아간다. 그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전부 이런 일들뿐이다. 가끔 고생을 하고 대가를 치른다 할지라도 그것 역시 전부 명예와 지위를 얻는 데 목적이 있다. 지위를 추구하고 권력을 잡고 복을 누리는 것, 이는 적그리스도가 하나님을 믿은 후로 늘 고심하며 경영하는 큰일이다. 그는 목적을 이루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다 언젠가 악을 행한 것이 폭로되면 그는 큰 화가 닥친 양 두렵고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밥도 넘기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하며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정신도 멍해진다. 남이 어찌 된 일이냐고 물으면 거짓말을 지어내 “어제 너무 바빠서 밤을 새웠더니 매우 피곤하네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것이 아니고, 다 사람을 속이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마음속으로 줄곧 이렇게 고민하기 때문이다. ‘내가 저지른 잘못이 드러났어. 이제 내 명예와 지위를 어떻게 회복하지? 어떤 방식으로 만회해야 할까? 모두에게 어떤 말투로 이 일을 해명하지? 어떻게 말해야 사람들이 나를 간파하지 못할까?’ 아무리 오랫동안 생각해도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우울해진 것이다. 때로 두 눈은 한 곳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데, 뭘 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는 그 일 때문에 머리를 쥐어짜고 온갖 궁리를 하며, 식음을 전폐한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교회 사역에 관심이 있는 양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복음 사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현재 복음 전파 성과는 어떻죠? 형제자매들은 생명 진입이 있나요? 방해하고 교란하는 사람은 없습니까?” 그가 이렇게 교회 사역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의도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함이다. 정말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는 해결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의 이런 질문은 그가 교회 사역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형식에 불과하다. 만약 누군가 교회의 문제를 보고하며 해결해 달라고 하면 그는 고개를 저을 뿐,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한다. 꾸미고 싶어도 꾸미지 못하는 데다 폭로되고 드러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적그리스도 인생 최대의 난제이다. … 적그리스도가 권력을 잡고 있는 범위 안에서는 교회 사역이 계속 진행되기는 해도 성과가 한참 떨어지고, 일부 중요한 사역이 악인에게 통제되며, 하나님 집의 사역지침도 실행되지 못한다. 하나님의 선민들이 각자 본분을 이행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성과가 없고, 각 사역은 진작에 마비 상태에 빠져 버렸다. 이 문제들의 근원은 어디에 있겠느냐? 바로 적그리스도가 교회를 통제했기 때문이다. 적그리스도가 권력을 잡고 있는 곳이라면 그 범위가 얼마나 되든 상관없이, 설령 팀 단위일지라도 하나님 집의 사역과 일부 하나님 선민의 생명 진입에 영향이 간다. 적그리스도가 한 교회에서 권력을 잡으면, 교회 사역과 하나님의 뜻은 모두 가로막힌다. 하나님 집의 사역지침이 왜 일부 교회에서 시행되지 못하겠느냐? 적그리스도가 그 교회에서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무릇 적그리스도에 속하는 자들은 진심으로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지 못하며 본분을 이행할 때는 형식만 취하고 대충 흉내만 낸다. 리더 일꾼이 된다 해도 실제적인 사역을 하지 않고 오직 명예와 이익, 지위를 위해서만 말하고 행동할 뿐, 교회 사역을 전혀 지키지 않는다.』(<말씀ㆍ4권 적그리스도를 폭로하다ㆍ제9조(2)> 중에서) 하나님께서 폭로하신 적그리스도가 바로 명예와 지위를 위해 사는 자들입니다. 매일 어떻게 하면 자신의 명예와 지위를 지킬 수 있을지 궁리하고 하나님 집 사역과 관련한 일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으며, 구체적인 사역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명예나 지위와 관련한 일에는 조금만 손해를 입어도 마음과 정신을 쏟아 갖은 방법으로 가리고 위장하려고 합니다. 적그리스도의 마음속에는 하나님 집 사역이 전혀 없고 본업에 충실하지 않으며, 이들은 굉장히 이기적이고 비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링신은 자기 모습이 적그리스도와 마찬가지로 명예와 지위를 굉장히 소중히 여기고 교회의 사역이 어떻게 되든 자신의 명예와 지위만 지킬 수 있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음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교회 사역을 이행하는 것은 부차적인 소임이고 자신의 명예와 지위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말입니다. 과거 양육 담당자 예배에 갔을 때 형제자매들 앞에서 못난 모습이 드러나자, 억압감과 괴로움을 느끼며 더는 그곳에 예배드리러 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설교문 사역을 맡게 되었는데,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있음을 발견했을 때 서둘러 배우려 하기보다는 도망치려고만 했고, 이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가리면 본인의 부족함이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본인이 이 사역을 맡았으니 본분 이행에 있어 존재하는 여러 문제를 즉각 발견하고, 형제자매들을 이끌며 함께 진리를 구하고 원칙에 진입하여 사역이 더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자신의 진리가 밝지 않거나 사역 경험이 부족한 것이 실제 사역을 하지 않는 이유나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역시 사람이 굉장한 성과를 가져올 것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사람이 마음과 힘을 다해 협력하고, 본분 이행으로 조금이나마 성장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길 바라실 뿐입니다. 하지만 자신은 명예와 지위를 지키려는 생각만으로 실질적인 일은 하지 않았고,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 결국 교회 사역에 손해를 입혔습니다. 본인은 사역을 추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역을 지체시켰습니다. 그러니 어찌 하나님의 혐오를 사지 않겠습니까? 교회가 출교시킨 적그리스도들은 모두 명예와 지위욕이 아주 강한 사람들이었음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형제자매들의 우러름을 즐겼고, 자신의 명예와 지위를 지키는 일만 했으며, 교회 사역을 방해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결국 악행이 쌓여 출교되고 도태되었습니다. 지금 본인이 드러낸 것이 바로 적그리스도의 성품입니다. 회개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적그리스도와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반성한 링신은 서둘러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앞으로 진심으로 협력하고, 체면과 지위의 얽매이지 않으며, 착실하게 본인의 본분을 이행할 것이며, 모르는 부분은 그와 관련한 원칙을 공부하거나 자신을 내려놓고 형제자매들에게 구할 것입니다. 그러면 점차 본분을 잘 이행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나날에서 링신은 그와 관련한 진리 원칙을 실질적으로 배우고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과 예배드릴 때면 배우고 교류하는 마음가짐으로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먼저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구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하나님의 요구에 닿기 위해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자신의 본분을 잘 이행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진 흐린 날씨로 공기는 무겁고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언젠가 지나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세상은 다시 찬란한 햇빛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마침내 비가 그쳤고, 하늘도 점차 맑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