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무골호인의 민낯
예전에 저는 친척이나 친구, 이웃들 사이에서 항상 인간관계를 우선시했습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기 위해 모든 일에서 참고 양보했으며, 누구와도 언쟁을 벌이지 않았고, 설령 상대의 문제점을 발견해도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 결과 저는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사람으로 소문났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믿은 후에도 저는 여전히 이러한 처세술로 형제자매를 대했습니다. 하나님을 믿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텐 형제가 저희 팀 예배를 담당했습니다. 그 형제는 항상 말투가 부드러웠고, 하나님 말씀 교제도 빛 비춤이 있었습니다. 저는 영적 상태나 어려움이 생기면 텐 형제를 찾아갔고 그럴 때마다 형제는 차분하게 교제해 주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몇 년 후, 저희 둘은 나란히 교회 리더로 선출되었습니다. 형제와 같이 본분을 이행하게 되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그런데 좀 지내보니, 형제는 본분에 책임감이 별로 없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의기소침하거나 연약해져도 형식적으로 교제하면서 대충 넘어갈 뿐, 효과에 대해서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건성으로 해도 되나? 본분을 저런 식으로 이행하면 형제자매들의 생명 진입에 분명 지장이 생길 텐데, 형제와 교제해 봐야겠어.’ 하지만 이제 막 리더 본분을 맡은 제가 저보다 본분을 오래 이행하고, 사역 경험도 많은 형제에게 책임감이 없다고 하면 그가 저를 안 좋게 볼까 봐 망설여졌습니다. 결국 형제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문제가 보여도 말하지 않아야 좋은 친구다.”라는 말처럼 가볍게 얼버무리고 넘어갔습니다.
한번은 예배 시간에 몇몇 형제자매가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봉착했다면서 저희 둘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텐 형제에게 같이 가자고 했더니 형제는 자기가 복음 전도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며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형제자매들이 본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우리는 자기 취향에 맞춰 본분을 이행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형제가 아무 말이 없자 저는 같이 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형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이 못마땅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교회 리더로서 도와주지 않는 건 책임을 다하지 않은 거잖아? 이 부분을 좀 짚고 넘어가야겠어.’
모임을 마친 후 저는 곧장 텐 형제를 찾아갔습니다. 가는 동안 형제를 만나면 어떻게 교제하면서 지적할지 미리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형제가 반겨주니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고 차까지 대접하는데 어떻게 말을 꺼내지? 이 상황에서 형제가 본분 이행을 무책임하게 해서 영적 상태가 위험하다고 지적하면 너무 자존심을 뭉개는 게 아닌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도 있잖아. 지금까지 잘 지내다가 괜히 관계가 틀어지면, 앞으로 어떻게 협력하겠어? 다시 안 볼 사이도 아닌데, 얼마나 난감할까!’ 그래서 저는 부드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가 책임감을 느끼고 본분을 이행해야지, 자기 취향대로 하면 안 되는데….” 형제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더는 뭐라고 하기가 민망했습니다. 더구나 저는 이제 막 리더 본분을 맡아서 아직 교회 사역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고, 형제에게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여지를 두라고 했으니 너무 강하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윗선 리더에게서 예배 모임을 공지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와 텐 형제는 각자 나눠서 형제자매들에게 소식을 알리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 형제에게 연락을 다 했는지 물어보니 다른 일을 보느라 깜빡했다고 느긋하게 대답했습니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형제의 모습을 보고 참다 못해 한마디 했습니다. “본분을 이렇게 이행하는 건 무책임한 거예요. 교회 사역을 지체할 수 있다고요.” 형제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열쇠를 챙겨 밖으로 나갔습니다. 언짢아하는 형제의 모습에 더 얘기했다가는 사이가 완전 틀어질 것 같아서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텐 형제는 줄곧 본분에 책임감이 없고 건성이었습니다. 자주 사역을 지체시키는가 하면 문제가 생겨도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교제나 지적도 전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은 진리를 일절 거부하고 실제 사역을 하지 않는 거짓 리더와 다름없었습니다. 형제에게 계속 리더의 본분을 맡겼다가는 교회 사역에 분명 지장이 생길 것입니다. 이 문제를 윗선 리더에게 알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선뜻 나서기가 힘들었습니다. ‘리더가 이 상황을 알면 텐 형제를 책망 훈계할 것이 뻔해. 어쩌면 리더 본분을 교체시킬지도 모르지. 내가 보고했다는 사실을 텐 형제가 알기라도 한다면 그간의 정도 모르는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라고 욕할 텐데 그때는 무슨 낯으로 형제를 대하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난감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단 윗선에는 알리지 말자. 오늘 형제의 잘못을 폭로하면 형제가 자기 문제를 반성하고 회개할지도 모르잖아? 그래도 하나님을 믿은 시간이 있고, 전에는 본분도 책임 있게 했으니 며칠 더 지켜보자. 계속 변화가 없으면 그때 보고해도 늦지 않아.’
그 후, 인성이 좋고 하나님의 말세 사역에 관심이 있는 전도 대상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면 다른 지역으로 떠날 사람이라 되도록 빨리 복음을 전해야 했습니다. 의논 끝에 텐 형제가 가서 전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날짜를 잘못 기억하는 바람에 약속 날짜에 가지 못한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무척 화가 났습니다. 제가 벌써 몇 번이나 지적했는데도 변화는 없고, 중요한 일까지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텐 형제가 계속 본분을 건성으로 이행하고 책임감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괜히 관계가 틀어지고 형제에게 밉보이는 것이 두려워 형제 문제를 윗선 리더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저의 그런 행동은 매번 교회 사역의 손해로 이어졌고, 그것은 악행이었습니다. 이 점을 생각하니 더 괴롭고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그날 저녁,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제가 자신의 문제점을 알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 말씀을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진리를 추구하고 실행하기를 원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의지와 소망만 있을 뿐, 내면에 진리의 생명이 없다. 그래서 사악한 세력과 악인, 못된 자들이 악행을 저지르거나 거짓 리더, 적그리스도가 원칙에 어긋난 일을 해서 하나님 집의 사역에 피해를 주고 하나님의 선민이 해를 입을 때, 용기 있게 나서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왜 용기가 없겠느냐? 담이 작아서, 말주변이 없어서, 또는 일을 꿰뚫어 보지 못해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겠느냐? 그렇지 않다. 이런 경우, 몇 가지 패괴 성품에 통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간사한 성품이다. ‘내가 말하면 무슨 이득이 되겠어? 괜히 말했다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라도 하면, 앞으로 어떻게 함께 지내겠어?’라며 스스로를 먼저 생각한다. 이는 간사한 심리 아니겠느냐? 간사한 성품으로 인한 것 아니겠느냐? 또 다른 하나는 이기적이고 비열한 성품으로, ‘하나님 집의 이익에 해가 되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왜 신경 써야 하지?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 보거나 들어도 신경 쓸 필요 없어. 그건 내 책임이 아닌 걸. 내가 리더도 아니고.’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네 내면에 있다가 네가 잠깐 의식하지 못한 새에 튀어나온 것 같기도 하고, 네 마음속에 영원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사람이 지닌 사탄의 패괴 성품이다. 이러한 패괴 성품은 네 생각을 조종하고 네 손발을 속박하며 네 입을 통제한다. 그리하여 네가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 설령 말을 한다고 해도 빙빙 돌려서 하며 여지를 남겨 둔다. 도통 확실히 말하지를 않으니 다른 사람이 끝까지 들어도 뜨뜻미지근한 느낌이 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러고도 너는 ‘어쨌든 나는 말했으니 양심에 가책이 없어. 책임을 다했다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너 스스로도 알고 있다. 너는 해야 할 말을 전부 다 하지는 않았으며, 효과도 내지 못했고, 하나님 집의 사역은 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도 당당하게 자신은 책임을 다했다고, 혹은 그 당시에는 그렇게 확실히 알지는 못했다고 말하니, 이것이 사탄의 패괴 성품에 완전히 통제된 것 아니겠느냐?』(<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진리를 실행하는 사람이라야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제 마음을 찔렀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바로 앞에서 저를 드러내고 심판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텐 형제가 본분에 책임감이 없고 교회 사역을 지체시키는 것을 보면서도 인간관계를 생각해 무골호인을 자처하며 이를 눈감아 주었습니다. 설령 용기를 내서 형제의 잘못을 지적하더라도 얼버무리는 식이었습니다. 형제가 일하는 태도가 어떤 성질에 속하는지, 그 해악과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감히 지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고도 진리를 실행했다며 자신을 속였습니다. 저는 거짓 리더가 하나님 집의 사역을 망치고 있는데도 자기 체면을 생각해 그를 폭로하거나 고발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하나님께 밉보일지언정 사람에게는 밉보이지 않으려 했습니다. 제가 한 일의 성질은 사탄의 심부름꾼 역할을 한 것이고, 거짓 리더 편에 서서 교회 사역을 지체시킨 것이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혐오하고 증오하시는 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높여 리더의 본분을 주셨을 때는, 제가 진리로 교제하면서 형제자매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교회 사역을 수호하기를 바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간관계를 우선시하여 거짓 리더가 교회 사역을 방해하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비로소 제가 본분에 대해 일말의 충성심도 없고, 진리를 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하나님께 과오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정말 하나님의 고심을 저버렸습니다. 그제야 무골호인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간사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를 깨달으니 무척 괴롭고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무골호인 노릇을 그만두고 진리를 행하리라 다짐했습니다. 저는 텐 형제가 실질적으로 사역하지 않는 상황을 윗선 리더에게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습니다. 더는 형제를 감싸줄 수 없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리더에게 텐 형제의 상황을 알리는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를 다 쓰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예전처럼 그렇게 비열하고 추한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드디어 정의감이 조금 생긴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았습니다. 『너는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본분을 이행하고, 사욕과 속셈, 동기를 내려놓으며,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하나님과 하나님 집의 이익을 첫자리에 놓고 그렇게 한동안 체험하다 보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좋고 정정당당하게 사는 것이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비열한 소인배처럼 나약하고 천하고 야비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광명정대하게 사는 것이라고, 이것이 바로 사람이 마땅히 살아 내야 할 모습이자 마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하면 네 마음속에 있던, 이익을 채우려던 욕망은 점차 천천히 작아질 것이다.』(<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하나님께 진심을 바치면 진리를 얻을 수 있다> 중에서) 다음 날 저는 텐 형제를 만나 그동안 본분 이행에서 보인 문제점을 해부하고 건성으로 일하는 것이 어떤 성질인지, 그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교제했습니다. 그러자 형제도 자신에게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 후에 리더는 텐 형제가 본분에서 일관되게 내보인 행동을 보고, 그가 실질적인 사역을 하지 않았고, 이것이 거짓 리더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형제를 교체시켰습니다. 텐 형제가 교체되기는 했지만 저도 교회 사역에 해를 입힌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다시는 교회 사역을 지체시키는 무골호인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얼마 후 리 형제와 함께 교회 리더 본분을 이행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사역에 어려움이 생기면 서로 교제하면서 의논하기도 하고, 가끔 저의 영적 상태가 안 좋으면 형제가 교제하여 도와주기도 하는 등 호흡이 척척 맞았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리 형제가 사역을 실질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보였습니다. 예배 모임을 형식적으로 대하며 형제자매들의 실제적인 어려움은 해결해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형제의 무책임한 모습에 대해 교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저는 형제에게 직접 문제점을 짚어 주고, 그가 본분을 이행하는 태도의 성질과 결과를 폭로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본분을 이행하는 리 형제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형제는 명예와 지위만 추구하며 사역에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하면 의기소침해지고, 교회 사역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저는 또다시 형제를 찾아가 본분을 이행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반성하고 자신을 인식하라고 교제했습니다. 형제도 그 당시에는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옳지 못한 것을 인정했지만, 그 후로도 내적 상태는 그대로였습니다. 이를 지켜보다가, 형제가 계속 리더 본분을 맡으면 교회 사역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판단해 윗선 리더에게 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펜을 들어 편지를 쓰려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더가 이런 상황을 알면 원칙에 따라 분명 리 형제를 교체시키겠지? 형제는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데, 교체되면 날 미워하지 않을까? 그래도 처음에 본분을 맡았을 때 형제가 적극적으로 교제하면서 나를 많이 도와줬는데, 내가 보고한 것을 알면 나를 매정하다고 하지 않을까? 그러면 앞으로 형제의 얼굴을 어떻게 보지?’ 그 순간 제가 또 좋은 사람을 자처하며 하나님 집의 사역을 외면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죄책감을 느끼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리 형제의 문제점을 리더에게 알려야 하는데, 형제에게 미움받을까 걱정됩니다. 저는 진리를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 집의 사역을 수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제가 자신을 알고 회개하고 변화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기도를 마치고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사탄은 국가 정부, 유명 인사와 위인들의 교육과 가르침을 통해 사람을 패괴시키며, 그들의 허튼소리는 사람의 생명 본성이 되었다.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라는 말은 사탄의 명언으로, 이미 모든 이의 내면에 침투해 생명이 되었다. 이 밖에 처세 철학에 관한 말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탄은 각국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이용해 사람을 교육함으로써 끔찍한 재난의 망망대해로 빠뜨리며, 사람은 결국 사탄을 섬기고 하나님을 대적하여 하나님께 멸망당하고 만다. … 사람의 삶과 행위, 사람됨에는 아직도 사탄의 독소가 많이 들어 있고, 진리는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사람의 처세 철학, 일 처리 방식, 사람의 좌우명에는 모두 큰 붉은 용의 독소가 가득하며, 이것들은 모두 사탄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사람의 뼛속과 핏속에 흐르는 것은 모두 사탄의 것이다. … 인류는 사탄에 의해 심하게 패괴되었고, 모든 사람의 혈관에 흐르는 것은 사탄의 독액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람의 본성이 패괴되고 사악하고 불온적인 것이며, 사탄의 철학으로 점철되고 뼛속까지 물들어 완전히 하나님을 배반하는 본성임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하나님을 대적하고 적대시할 수 있는 것이다.』(<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사람의 본성을 어떻게 알아야 하는가>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에서 제가 무골호인으로 사는 근본 원인을 찾았습니다. 바로 너무 이기적이고 비열하며 간교하여 모든 일에서 자기 이익을 가장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 “문제가 보여도 말하지 않아야 좋은 친구다.”, “하고 싶은 말은 다하지 말고 참아야 한다.”, “때려도 얼굴은 때리지 말고, 약점은 농담으로라도 들추지 말라.” 등 사탄의 생존 법칙과 사상 관점에 따라 살았습니다. 그래서 누구와 지내든 문제점이 보여도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것이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남는 비법이자 타인의 사랑을 받는 방법이라고 여겼습니다. 늘 인간관계에 연연하고 남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데만 급급했으니, 무엇을 하든 속셈과 불순물이 섞여 있고 사탄의 간계가 들어 있었습니다. 텐 형제가 본분에 책임감이 없어서 교회 사역을 거듭 지체시킨다는 사실을 저는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형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저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뻔히 보이는 문제를 들추지 않고 윗선 리더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교회 사역이 손해를 입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또 이번에는 지위와 명예만을 좆는 리 형제가 교회 사역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데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형제가 본분을 계속 이행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기에 하나님 집 사역을 위해서라도 리더에게 이를 알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리 형제가 알면 저를 미워할까 봐, 또 제 이익과 체면에 손상이 갈까 봐 저는 또다시 무골호인이 되려 했습니다. 저는 범사를 사탄의 처세술로 대처하면서 늘 이익과 체면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교회 사역은 뒷전이었습니다. 참으로 이기적이고 비열했습니다. 그제서야 제가 사탄의 처세술을 따르며 호인 역할을 자처한 것이 모든 일의 근본적 원인임을 알아차렸습니다.
예전에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면 좋은 사람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드러난 사실을 통해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무골호인은 얼핏 보기에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패괴 성품 속에 사는 누군가가 사탄에게 해를 입고, 그로 인해 교회가 피해를 입는 것을 보더라도 자기 이익과 인간 관계를 먼저 생각합니다. 진리의 편에 서서 형제자매를 도와주거나 교회 사역을 수호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사람이 좋아 보여서 자칫하면 사리에 밝고 이해심 있는 사람으로 착각하게 만들지만 사실은 다 거짓입니다. 속으로는 자기 이익만 챙기고, 교회 사역이 피해를 입거나 형제자매들의 생명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개의치 않습니다. 정말 이기적이고 인성을 찾아볼 수 없지 않습니까? 명백히 간교하고 음험한 위선자입니다. 저는 갑자기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것을 누리면서도 사탄 편에 서서 무골호인으로 살았으니, 본분을 이행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팔이 밖으로 굽었나 봅니다. 은혜를 저버린 채 사탄의 심부름꾼을 자처하며 교회 사역을 방해했으니 말입니다. 저는 악행을 저지르고 하나님을 대적했습니다!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서둘러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제가 이토록 많은 악행을 저질렀으니, 당신께 벌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본분을 이행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긍휼을 베푸심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회개합니다. 제가 실행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진리가 네 마음속에서 권세를 잡고 네 생명이 되었을 때, 소극적이고 부정적이고 사악한 일을 보게 보면, 네 마음속 반응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먼저 너는 마음속으로 가책을 느낄 것이며, 불안해질 것이다. 또 곧바로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나서서 말해야 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라고 생각하며 나서서 그런 악행을 막고 폭로하여 하나님 집의 이익을 지키고, 하나님의 사역이 방해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그러한 용기와 다짐을 갖는 걸로 끝이 아니라 그 일을 꿰뚫어 보고, 하나님의 사역과 하나님 집의 이익을 위해 네가 짊어져야 할 그 책임을 다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너는 네 본분을 이행한 것이다. 너는 본분 이행을 자신의 책임, 자신의 의무로 삼을 수 있고, 하나님이 맡긴 사명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하며, 반드시 잘 해내야 하나님에게 부끄럽지 않고, 양심도 떳떳할 수 있다. 이러면 네가 살아 내는 것에 양심과 이성과 인격과 존엄이 있지 않겠느냐? 네가 행한 바는 바로 하나님이 말씀한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나는 것이다. 너는 이 말씀의 본질을 행한 것이고, 이 말씀의 실제를 살아 낸 것이다. 진리가 사람에게서 사람의 생명이 될 때, 사람은 이런 실제들을 살아 낼 수 있다.』(<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진리를 실행하는 사람이라야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중에서) 『교회에서 굳게 서서 나를 증거하고 진리를 견지하며, 옳은 것은 옳다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해야지, 옳고 그름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탄과는 싸워야 하고, 그것을 철저히 물리쳐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해야 한다. 나에 대한 증거는 모든 것을 내걸고 지켜라. 이것이 너희가 일을 하는 근본 취지이니 잊어서는 안 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41편>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본분을 이행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 범사에 교회 이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진리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보았을 때 감정에 이끌려 인간관계를 지키고 자기 이익을 지킬 것이 아니라, 부정적 사물을 폭로하고 원칙에 따라 일을 해서 하나님의 사역을 수호해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의 본분과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리 형제는 교회 리더인데, 그의 문제점을 보고도 말하지 않음으로 해서 하나님 집의 사역은 물론, 리 형제에게도 해를 입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형제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든 진리 원칙대로 형제의 문제점을 윗선 리더에게 알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막 편지를 쓰려는데 리더에게서 예배 모임을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예배 시간에 저는 리 형제가 본분을 이행하면서 보여 준 행동을 다 이야기했습니다. 다음 날, 리더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 리 형제가 실제적인 사역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본분을 교체시켰습니다. 실행을 했더니 마음이 한결 편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매번 사탄의 처세술에 따라 무골호인으로 살았습니다. 개인적인 이익을 앞세우고 자칫하면 인간관계가 깨질까 봐 잘못된 것을 보고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진리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하나님 집의 이익을 수호하지 않았습니다. 인격과 존엄이 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사욕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본분을 이행하고, 원칙대로 하나님 집을 수호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사니까 사람다운 모습을 조금 찾은 것 같습니다.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